[펀드 재테크] 뜻하지 않게 장기 투자자?… 목표전환형 펀드도 조정장서 '고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목표 수익률 5~7% 도달땐 채권 전환
하락장선 방어장치 없어 그대로 손실
지난달 '마이너스 수익률' 펀드 속출
하락장선 방어장치 없어 그대로 손실
지난달 '마이너스 수익률' 펀드 속출
목표전환형 펀드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에 투자해 5~7%가량의 수익을 내면 주식을 모두 팔고 채권을 매입해 목표수익을 지켜내는 펀드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목표전환형 펀드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까지의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펀드 투자금 4분의 1 몰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전환형 펀드에는 올 들어 6025억원(9일 기준)의 ‘뭉칫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 흘러든 투자금(2조2394억원)의 26.9%에 달한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지난해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기에 수익률 목표를 달성한 펀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보인 목표전환형 펀드 가운데는 불과 한 달 만에 7%의 수익을 올리고 채권형 펀드로 전환된 사례까지 나왔다. 펀드를 언제 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투자자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의 ‘단맛’을 보고는 싶지만 욕심을 부리다가 자금이 묶이는 상황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회사들도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호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해지를 권하고 다시 비슷한 상품을 소개하면서 짭짤한 판매보수를 챙길 수 있어서다. 투자자와 판매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목표전환형 펀드는 59개가 출시됐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올 들어서도 17개가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앞으로도 다수의 목표전환형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찾는 투자자와 판매사가 많아지면서 일반 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간판을 바꿔 내놓는 운용사도 많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다양한 종류의 목표전환형 펀드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목표전환형 펀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펀드매니저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최대 수익률이 5~7%에서 막히지만 최대 손실률은 제한이 없다”며 “논리적으로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나 은행에서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일반 펀드에 가입한 뒤 수익률이 7%가 되면 자동으로 환매해 달라고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한다는 얘기일 뿐 하락장을 방어할 장치는 없다. 파생상품 등을 동원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주지 않는다. 지난달 조정장에서 목표전환형 펀드의 3분의 2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지난달 2일 운용을 시작한 NH아문디단기채권은 5.45%의 수익률로 순항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말이나 올초 출시된 일부 목표전환형 펀드는 손실률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5%로 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금만 먹고 나오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장기 투자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기도 한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가 상승기였던 2011년에도 대거 출시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박스권’에 빠지면서 목표 수익률을 채울 때까지 6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아직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펀드가 남아있을 정도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탄탄한 편이어서 ‘2011년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면서도 “목표전환형 펀드가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올해 펀드 투자금 4분의 1 몰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전환형 펀드에는 올 들어 6025억원(9일 기준)의 ‘뭉칫돈’이 몰렸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 흘러든 투자금(2조2394억원)의 26.9%에 달한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지난해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기에 수익률 목표를 달성한 펀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보인 목표전환형 펀드 가운데는 불과 한 달 만에 7%의 수익을 올리고 채권형 펀드로 전환된 사례까지 나왔다. 펀드를 언제 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투자자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의 ‘단맛’을 보고는 싶지만 욕심을 부리다가 자금이 묶이는 상황을 원치 않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회사들도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호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해지를 권하고 다시 비슷한 상품을 소개하면서 짭짤한 판매보수를 챙길 수 있어서다. 투자자와 판매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목표전환형 펀드는 59개가 출시됐다. 연간 기준 사상 최대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올 들어서도 17개가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앞으로도 다수의 목표전환형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찾는 투자자와 판매사가 많아지면서 일반 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간판을 바꿔 내놓는 운용사도 많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다양한 종류의 목표전환형 펀드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목표전환형 펀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펀드매니저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최대 수익률이 5~7%에서 막히지만 최대 손실률은 제한이 없다”며 “논리적으로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나 은행에서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일반 펀드에 가입한 뒤 수익률이 7%가 되면 자동으로 환매해 달라고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한다는 얘기일 뿐 하락장을 방어할 장치는 없다. 파생상품 등을 동원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주지 않는다. 지난달 조정장에서 목표전환형 펀드의 3분의 2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지난달 2일 운용을 시작한 NH아문디단기채권은 5.45%의 수익률로 순항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말이나 올초 출시된 일부 목표전환형 펀드는 손실률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5%로 손실 상태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금만 먹고 나오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장기 투자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기도 한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가 상승기였던 2011년에도 대거 출시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박스권’에 빠지면서 목표 수익률을 채울 때까지 6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 아직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펀드가 남아있을 정도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탄탄한 편이어서 ‘2011년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면서도 “목표전환형 펀드가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