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위드유' 선언 잇따라… 성추행 의혹 목사들 사임·사과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종교계로 번진 가운데 종교계 내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13일 미투 운동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NCCK는 성명에서 "미투 운동을 왜곡하고 정치화해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면서 미투 운동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교회 공동체가 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의롭게 다루지 못했음"을 고백하면서 교회 공동체가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교회 내 성 문제를 성찰하고 변화하는 데 적극 지지하고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를 비롯한 불교계 시민단체들도 이날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피해 당사자들이 미투를 통해 알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자 한다"며 "피해 당사자의 회복을 위해 지원하고 주변의 성차별적 문화와 성폭력을 가능케 했던 구조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미투 폭로를 통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목회자들이 사임하거나 사과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수원지역 한 대형교회의 당회장인 이모 목사는 한 여성 신도에 의해 성추행 의혹이 폭로된 뒤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에 당회장직 사임서를 제출했다.

교단 측은 최근 임시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목사의 사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947년 이 교회를 개척한 이 목사는 기하성 총회장과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 등도 역임했다.

지난달 31일 미투 폭로로 성추행 정황이 드러난 부산의 한 목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사과문'을 게재했다.

빈민운동가로 알려진 이 목사는 사과문에서 2016년 5월경 재개발 지구 철거민 투쟁 현장에서 있었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면서 피해자에게 사죄를 간청했다.

한편, 불교계에서는 지난 1월 법원 1심에서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선학원 이사장 스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도 나왔다.

선학원 원로 스님 40여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선학원 이사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버젓이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즉각 이사와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선학원 이사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며 선학원 이사회 역시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