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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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 달 만에 1주당 40달러에서 59달러까지 50% 가까이 올랐지만, 일부에서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메모리 수퍼사이클’이 끝날 것이란 비관론이 최근 ‘장밋빛’으로 바뀌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노무라의 미국 주식리서치 자회사인 노무라 인스티넷은 1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12개월 목표주가를 55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렸다. 이는 지난 9일 종가보다 83% 높다. 이 보고서가 나오면서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4.78달러(8.76%) 오른 59.37달러로 마감됐다.

노무라 인스티넷은 메모리 값이 오르고, 마이크론의 주주 환원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밋 샤 노무라 인스티넷 전략가는 “2분기 D램 값이 오를 뿐 아니라 마이크론은 오는 5월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M&A) 논의도 주가 상승의 촉매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 전략가는 "반도체 회사들이 올해 2, 3분기 연속으로 가격을 인상해 향후 6개월간 반도체 칩 가격이 10%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마이크론의 현 주가는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뛰어오르기 전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업계는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 하반기면 '메모리 수퍼사이클'이 끝나고 공급 과잉이 나타나며 메모리 값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전세계 D램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지난 1개월간 32기가바이트(GB) 서버용 D램 모듈 값이 5% 올랐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후 마이크론 등 세계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7일 "올해 데이터센터, 스마트폰용 수요 등에 힘입어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96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올 상반기 D램 값은 전년동기보다 5~10% 오르는 등 당분간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굴기'를 추진중인 중국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리스크로 남아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