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14일 검찰 출석과 관련해 청와대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신중 모드'를 견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입장이 없다"고만 답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오늘 출석한다는 보고만 있었다"며 "이와 관련한 청와대의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경우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라는 오해를 살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개별 사건의 수사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아울러 설익은 청와대 반응이 자칫 보수층을 자극할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고, 6월 지방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4분 서울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8분 만인 오전 9시 22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명해야 할 혐의는 110억 원 대의 뇌물수수와 300억 원 대 다스 비자금 조성을 비롯해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 개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