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태영건설이 최근 회사채 발행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대림산업(A+·안정적)과 SK건설(A-·S) 등 A급 신용등급 건설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안정적 재무구조 등 매력 포인트를 앞세워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A급 건설사' 대림산업·SK건설, 잇단 회사채 발행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다음달 초 공모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최근 주관사단 선정을 마무리했다.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다. SK건설은 4월 중순께를 목표로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찍을 계획이다.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건설사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채권 차환용이다. “대림산업은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는 성격도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2015년 찍었던 2350억원어치와 오는 9월 10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7월 도래한다. SK건설은 4월30일 15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다가온다.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하고 난 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기업으로서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잇단 회사채 발행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현대건설(AA-)은 회사채 15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지난달 시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6400억원 주문이 몰렸다. 이에 따라 회사는 발행금리를 시가평가 금리보다 낮추면서도 발행 규모는 3000억원으로 두 배 늘렸다. 태영건설(A-)의 수요예측도 500억원어치 모집에 1170억원이 몰려 발행 규모를 800억원으로 증액했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설사들은 탄탄한 실적을 자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순이익은 5080억원으로 73.3% 늘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