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지는 5월 기준금리 인상론… 하반기로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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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론이 힘을 잃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달 말 예고된 한·미 금리 역전과 이주열 한은 총재 연임 등을 근거로 오는 5월 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봤다. 하지만 이 총재가 “연임과 통화정책 방향을 연결 짓는 건 적절치 않다”고 못박은 데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후임에 보수 시장론자인 래리 커들로 경제평론가가 내정되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회 인사청문회 사전 답변서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연임 여부와 연관 지어 예상하는 건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다”며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와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 총재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 시장에선 조기 금리 인상론이 대세였다. 새 총재의 업무 적응에 따른 공백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11월 말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시작된 금리 인상 흐름이 빠르게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오는 5월, 이르면 다음달에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오는 21일 Fed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10년 반 만에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조기 금리 인상론의 근거가 됐다. 현재 한국의 금리는 연 1.50%, 미국은 연 1.25~1.50%로 상단이 같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연임 결정 직후 형성된 5월 금리 인상 가능론이 전일 이 총재의 답변이 알려지면서 하반기 인상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며 “이 총재의 답변이 공개된 직후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등 시장에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북한 위험요인은 완화되는 조짐이지만 미국 발(發) 통상 악재가 수출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8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 총재도 최근 “한국 경제에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나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통화정책 방향을 잡는 게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자주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경제 책사로 커들로가 내정된 것도 금리 인상 시기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들로 내정자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부정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커들로는 미국 경기 확장에 대해 가능하면 추세에 맡기는 게 낫다는 주장을 펴왔다. 또 시장의 기능은 자율적인 것이 바람직한 만큼 통화당국이 지나치게 역할을 수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실제 지난해 7월엔 당시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의 금리 인상에 대해 자제가 필요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한은도 성급하게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유인이 떨어진다”며 “최근 미국 채권금리가 튀면서 주가가 폭락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16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일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회 인사청문회 사전 답변서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연임 여부와 연관 지어 예상하는 건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다”며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와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이 총재의 연임이 결정된 직후 시장에선 조기 금리 인상론이 대세였다. 새 총재의 업무 적응에 따른 공백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11월 말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시작된 금리 인상 흐름이 빠르게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오는 5월, 이르면 다음달에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오는 21일 Fed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10년 반 만에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조기 금리 인상론의 근거가 됐다. 현재 한국의 금리는 연 1.50%, 미국은 연 1.25~1.50%로 상단이 같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연임 결정 직후 형성된 5월 금리 인상 가능론이 전일 이 총재의 답변이 알려지면서 하반기 인상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며 “이 총재의 답변이 공개된 직후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등 시장에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외 여건도 만만치 않다. 북한 위험요인은 완화되는 조짐이지만 미국 발(發) 통상 악재가 수출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8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 총재도 최근 “한국 경제에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나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통화정책 방향을 잡는 게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자주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경제 책사로 커들로가 내정된 것도 금리 인상 시기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들로 내정자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부정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커들로는 미국 경기 확장에 대해 가능하면 추세에 맡기는 게 낫다는 주장을 펴왔다. 또 시장의 기능은 자율적인 것이 바람직한 만큼 통화당국이 지나치게 역할을 수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실제 지난해 7월엔 당시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의 금리 인상에 대해 자제가 필요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한은도 성급하게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유인이 떨어진다”며 “최근 미국 채권금리가 튀면서 주가가 폭락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