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보다 절절한 모성애 연기… 칸에서도 우리 모녀 알아봐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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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웰메이드 드라마 '마더' 열연한 이보영
촬영 때마다 눈물 참느라 고생
'마더'로 아동학대 사라졌으면…
시청률보다 시청자들에게
신뢰 주는 배우 되고 싶어
촬영 때마다 눈물 참느라 고생
'마더'로 아동학대 사라졌으면…
시청률보다 시청자들에게
신뢰 주는 배우 되고 싶어
“촬영할 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하도 울어서 나중에는 내가 강수진인지 이보영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배우 이보영(사진)은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지난 15일 종영한 tvN 드라마 ‘마더’(극본 정서경, 연출 김철규·윤현기)에서 강수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덟 살 소녀 허율(혜나 역)과 그 어떤 로맨스보다 절절한 모녀의 사랑을 표현해 호평받았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엄마가 되기에는 차가운 선생님 강수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녀 혜나가 만나 ‘진짜 모녀’가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를 통해 영신(이혜영) 홍희(남기애) 자영(고성희) 등 여러 유형의 엄마를 다루며 ‘모성’의 의미를 곱씹게 하고 아동학대, 입양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조명해 경종을 울렸다.
이보영은 ‘마더’의 주연이자 애시청자다. 인터뷰 전날(14일) 방송된 15회를 보고 펑펑 울었다는 그에게 명장면을 꼽아달라고 하자 눈시울부터 붉혔다.
“최종회(지난 15일 방영)에 수진이가 윤복(혜나 가명)이를 보내는 장면이 나와요. 리허설에 들어가기 전부터, 보육원 건물만 보고도 눈물이 났어요. ‘윤복이가 엄마 없이 보육원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요. 이 장면에서 수진이가 윤복이에게 건네는 말도 슬펐어요. ‘철새들은 엄마가 가르쳐준 별자리를 길잡이 삼아 이동해. 너와 나의 하루하루가 길잡이가 돼서,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마더’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이보영은 아역배우 허율의 엄마를, 베테랑 배우 이혜영의 딸을 동시에 연기했다. 촬영장에서 그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남달랐다고 했다. 특히 허율에 대해서는 “연기를 해야만 하는 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밤늦게까지 촬영이 계속돼도, 자다가 바로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인상 한 번 쓰지 않았다”며 “어떤 성인 연기자도 그렇게 연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혜영과 함께한 장면에 대해선 “모든 순간이 감동이었다”고도 했다.
“이혜영 선생님의 모성 연기는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어요. 수진이 엄마에게 상처받은 아이여서 ‘엄마를 미워하는 눈으로 봐야지’ 마음먹고 촬영에 들어가도 이혜영 선생님과 대사를 주고받으면 바로 눈물이 났어요. 이 외에도 ‘마더’에는 여자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진짜 좋았어요. 상대 배우들의 에너지를 온전히 받은 경험이 오랜만이라 즐거웠죠.”
작품의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려 ‘마더’는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국내 방영 24시간 뒤에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방영된 데 이어 다음달 열리는 제1회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마더’는 다음달 9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보영과 허율, 김철규 PD, 정서경 작가 등이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보영은 “해외에서 수진이와 윤복이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가 윤복이가 실존 인물인 것처럼 이 아이를 누가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지점이에요. 배우 이보영이 아니라 어디엔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수진이로 불리는 것 말이죠. 저 역시 수진이와 윤복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요. 더불어 사회적인 차원에서 학대받는 아동에 대한 제도를 개선하고, 입양 가족을 보는 시선도 성숙하게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이보영은 지난해 인기를 끈 SBS ‘귓속말’에 이어 다시 한번 웰메이드 드라마의 주역으로 남게 됐다. 그는 “신인 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말했다. ‘이보영 나오는 드라마? 실망할 일은 없겠다’는 말을 듣는 배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보영. 그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보다 사람들이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했는데 그 바람을 이뤘다”며 “‘마더’는 내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아직 엄마가 된 지 30개월밖에 안 됐어요. 지금은 우리 아이가 예쁘기만 해요. 그렇지만 앞으로 아이의 사춘기와 격동기를 함께 겪어야 하죠. 아이가 자신의 힘든 일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야 하겠죠.”
손예지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
‘마더’ 스틸컷=tvN 제공/화보=다니엘에스떼 제공
배우 이보영(사진)은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지난 15일 종영한 tvN 드라마 ‘마더’(극본 정서경, 연출 김철규·윤현기)에서 강수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덟 살 소녀 허율(혜나 역)과 그 어떤 로맨스보다 절절한 모녀의 사랑을 표현해 호평받았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엄마가 되기에는 차가운 선생님 강수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녀 혜나가 만나 ‘진짜 모녀’가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를 통해 영신(이혜영) 홍희(남기애) 자영(고성희) 등 여러 유형의 엄마를 다루며 ‘모성’의 의미를 곱씹게 하고 아동학대, 입양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조명해 경종을 울렸다.
이보영은 ‘마더’의 주연이자 애시청자다. 인터뷰 전날(14일) 방송된 15회를 보고 펑펑 울었다는 그에게 명장면을 꼽아달라고 하자 눈시울부터 붉혔다.
“최종회(지난 15일 방영)에 수진이가 윤복(혜나 가명)이를 보내는 장면이 나와요. 리허설에 들어가기 전부터, 보육원 건물만 보고도 눈물이 났어요. ‘윤복이가 엄마 없이 보육원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요. 이 장면에서 수진이가 윤복이에게 건네는 말도 슬펐어요. ‘철새들은 엄마가 가르쳐준 별자리를 길잡이 삼아 이동해. 너와 나의 하루하루가 길잡이가 돼서,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마더’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이보영은 아역배우 허율의 엄마를, 베테랑 배우 이혜영의 딸을 동시에 연기했다. 촬영장에서 그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남달랐다고 했다. 특히 허율에 대해서는 “연기를 해야만 하는 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밤늦게까지 촬영이 계속돼도, 자다가 바로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인상 한 번 쓰지 않았다”며 “어떤 성인 연기자도 그렇게 연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혜영과 함께한 장면에 대해선 “모든 순간이 감동이었다”고도 했다.
“이혜영 선생님의 모성 연기는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어요. 수진이 엄마에게 상처받은 아이여서 ‘엄마를 미워하는 눈으로 봐야지’ 마음먹고 촬영에 들어가도 이혜영 선생님과 대사를 주고받으면 바로 눈물이 났어요. 이 외에도 ‘마더’에는 여자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진짜 좋았어요. 상대 배우들의 에너지를 온전히 받은 경험이 오랜만이라 즐거웠죠.”
작품의 완성도, 배우들의 호연이 맞물려 ‘마더’는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국내 방영 24시간 뒤에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방영된 데 이어 다음달 열리는 제1회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마더’는 다음달 9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보영과 허율, 김철규 PD, 정서경 작가 등이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보영은 “해외에서 수진이와 윤복이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가 윤복이가 실존 인물인 것처럼 이 아이를 누가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지점이에요. 배우 이보영이 아니라 어디엔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수진이로 불리는 것 말이죠. 저 역시 수진이와 윤복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요. 더불어 사회적인 차원에서 학대받는 아동에 대한 제도를 개선하고, 입양 가족을 보는 시선도 성숙하게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이보영은 지난해 인기를 끈 SBS ‘귓속말’에 이어 다시 한번 웰메이드 드라마의 주역으로 남게 됐다. 그는 “신인 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말했다. ‘이보영 나오는 드라마? 실망할 일은 없겠다’는 말을 듣는 배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보영. 그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보다 사람들이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출연했는데 그 바람을 이뤘다”며 “‘마더’는 내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아직 엄마가 된 지 30개월밖에 안 됐어요. 지금은 우리 아이가 예쁘기만 해요. 그렇지만 앞으로 아이의 사춘기와 격동기를 함께 겪어야 하죠. 아이가 자신의 힘든 일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야 하겠죠.”
손예지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
‘마더’ 스틸컷=tvN 제공/화보=다니엘에스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