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양국이 최근 통상 분야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은 미·중 관계가 본격적인 패권경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상에 태양은 하나"… G2 '패권경쟁' 본격 점화하나
1979년 국교수립 이후 미·중 양국은 ‘밀월관계’를 이어왔다. 1978년부터 개혁·개방에 나선 중국은 미국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했고, 미국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원했다. 미국이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적극 지원한 것도 이 같은 상호의존 관계 때문이었다.

중국 경제가 연평균 10% 전후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자 2000년 초·중반께부터 미국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2030년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때부터 미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 절상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5년 미국 지도부와 중국 전문가들은 치열한 논쟁을 거쳐 ‘중국의 부상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으며, 중국에 대한 관여와 소통을 통해 미국 중심의 질서로 중국을 유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때부터 미국은 중국과의 외교·안보대화와 경제대화를 별도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안보 문제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논의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신설해 양국 문제뿐 아니라 기후변화, 테러대응 등 글로벌 문제를 중국과 논의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G2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하면서부터 미·중 간 상호협력 관계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앞세운 시 주석이 전임자들과 달리 공세적인 대외정책을 펼치자 미국 내에서 중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견제해야 한다는 대중 강경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월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미·중 양국 관계는 ‘강(强) 대 강(强)’ 대결 국면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