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사진)가 관련된 사학 스캔들 관련 문서를 조작한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50%를 웃돌던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정권 유지선이라는 30%를 간신히 지키는 수준으로 급격히 추락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1%로 한 달 전(44%)에 비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최저치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8%로 ‘지지한다’는 응답을 압도했다. 닛폰TV의 16~18일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은 한 달 전에 비해 13.7%포인트 떨어진 30.3%로 지지율 30% 선에 턱걸이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도 지지율 33%로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앞서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급격한 지지율 추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지통신이 9~12일 실시한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9.4%포인트 떨어진 39.4%를 기록하며 40% 선이 무너졌다.

일본 정계에서 지지율 30%대는 큰 의미가 있다. 역대 일본 정권은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뒤 권력을 내줬기 때문이다. 2008년 후쿠다 야스오 총리(25%), 2009년 아소 다로 총리(20%), 2010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20%)도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찍은 뒤 권좌에서 내려왔다. 1차 아베 내각도 2007년 8월 지지율이 22%까지 떨어진 뒤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이 출석한 가운데 문서 조작 문제에 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자신과 부인 아키에가 문서 조작이나 사학 스캔들과 관련 없다고 부인했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