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기 경제라인은 '미국통'… 경제총괄 류허, 통화정책 이강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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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학 동창인 류허 부총리
미국과 무역전쟁 해결 나설 듯
인민은행장에 미국 교수 출신 이강
류허·왕치산 등 시진핑 측근 강력 지지
금융위기 리스크 전방위 대응 예고
한정·후춘화·쑨춘란도 부총리에
미국과 무역전쟁 해결 나설 듯
인민은행장에 미국 교수 출신 이강
류허·왕치산 등 시진핑 측근 강력 지지
금융위기 리스크 전방위 대응 예고
한정·후춘화·쑨춘란도 부총리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사무처장이 경제 담당 부총리에 선임됐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에는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이 승진 임명됐다.
중국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차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제시한 인사안을 승인했다.
시 주석의 중학교 동기인 류 부총리는 리 총리를 대신해 경제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신임 인민은행장에 오른 이 행장은 미국에서 교수를 지냈다. 시 주석이 미국과의 통상전쟁을 앞두고 중학교 친구에게 경제정책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미국통’에게 통화정책을 맡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며 “시진핑 집권 2기 내각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국’”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사령탑에 오른 시진핑 친구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이 제시한 ‘신창타이(新常態)’ 개념을 설계한 인물이다. 신창타이는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중속(中速)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에서 제기된 ‘뉴노멀(new normal)’의 중국 버전이다.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시 주석의 중학교 동기다.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101중학교에서 시 주석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시 주석처럼 1970년대 문화대혁명 기간 농촌에서 하방(下放) 생활을 했다. 인민대 공업경제학과 석사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 1991년부터 15년간 경제개발 5개년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마오쩌둥(毛澤東)식 계획경제에 의존하는 관료들에 맞서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을 주장해 왔다.
류 부총리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시 주석을 대신해 참석,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에는 미·중 간 통상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시 주석의 특명을 받고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16년 만에 인민은행장 교체
중국 중앙은행을 16년간 이끌어온 저우샤오촨 행장의 후임에 이강 부행장이 선출된 것은 다소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르지 못하면서 후보에서 탈락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86년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그해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1994년 종신 교수직을 뿌리치고 모교인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교수로 돌아왔다. 3년 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으로 영입돼 2008년 부행장에 임명됐다.
이 행장은 그동안 류 부총리의 강력한 후원을 받았다. 2014년 중앙재경위 사무부총장으로 류 부총리를 보좌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류허와 이강은 보다 효과적인 규제와 함께 금융시장 개혁 및 시장 자유화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에서 중국 전문가로 활동한 데이비드 로에빙어는 “과거 왕 부주석은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재무장관과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면 상급자 대신 이 행장을 꼭 대동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로 추산되는 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를 해소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이 행장이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등을 통해 금융시장을 조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부총리도 전원 물갈이
이날 전인대에선 한정(韓正)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국무원 상무부총리로, 후춘화(胡春華) 전 광둥성 당서기가 농업·상업·무역 담당 부총리, 쑨춘란(孫春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부장이 교육·과학·문화·건강 분야 부총리에 선출됐다. 왕이 외교부 장관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승진했다. 웨이펑허 전략지원부대 사령관도 국방부 장관 겸 국무위원에 올랐다. 외교와 국방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오커즈 경찰청장과 샤오제 재정부 장관도 국무위원에 임명됐다. 왕융 국무위원은 유임됐다. 재정부 장관에는 류쿤 재정부 차관이 승진 발탁됐다. 이 밖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위원장과 중산 상무부 장관, 천바오성 교육부 장관 등이 유임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중국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차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제시한 인사안을 승인했다.
시 주석의 중학교 동기인 류 부총리는 리 총리를 대신해 경제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신임 인민은행장에 오른 이 행장은 미국에서 교수를 지냈다. 시 주석이 미국과의 통상전쟁을 앞두고 중학교 친구에게 경제정책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미국통’에게 통화정책을 맡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며 “시진핑 집권 2기 내각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국’”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사령탑에 오른 시진핑 친구
류 부총리는 시 주석이 제시한 ‘신창타이(新常態)’ 개념을 설계한 인물이다. 신창타이는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중속(中速)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에서 제기된 ‘뉴노멀(new normal)’의 중국 버전이다.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시 주석의 중학교 동기다.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101중학교에서 시 주석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시 주석처럼 1970년대 문화대혁명 기간 농촌에서 하방(下放) 생활을 했다. 인민대 공업경제학과 석사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 1991년부터 15년간 경제개발 5개년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마오쩌둥(毛澤東)식 계획경제에 의존하는 관료들에 맞서 시장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을 주장해 왔다.
류 부총리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시 주석을 대신해 참석,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에는 미·중 간 통상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시 주석의 특명을 받고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16년 만에 인민은행장 교체
중국 중앙은행을 16년간 이끌어온 저우샤오촨 행장의 후임에 이강 부행장이 선출된 것은 다소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르지 못하면서 후보에서 탈락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베이징에서 태어나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86년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그해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1994년 종신 교수직을 뿌리치고 모교인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교수로 돌아왔다. 3년 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으로 영입돼 2008년 부행장에 임명됐다.
이 행장은 그동안 류 부총리의 강력한 후원을 받았다. 2014년 중앙재경위 사무부총장으로 류 부총리를 보좌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류허와 이강은 보다 효과적인 규제와 함께 금융시장 개혁 및 시장 자유화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에서 중국 전문가로 활동한 데이비드 로에빙어는 “과거 왕 부주석은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재무장관과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면 상급자 대신 이 행장을 꼭 대동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로 추산되는 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를 해소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이 행장이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등을 통해 금융시장을 조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부총리도 전원 물갈이
이날 전인대에선 한정(韓正)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국무원 상무부총리로, 후춘화(胡春華) 전 광둥성 당서기가 농업·상업·무역 담당 부총리, 쑨춘란(孫春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부장이 교육·과학·문화·건강 분야 부총리에 선출됐다. 왕이 외교부 장관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승진했다. 웨이펑허 전략지원부대 사령관도 국방부 장관 겸 국무위원에 올랐다. 외교와 국방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오커즈 경찰청장과 샤오제 재정부 장관도 국무위원에 임명됐다. 왕융 국무위원은 유임됐다. 재정부 장관에는 류쿤 재정부 차관이 승진 발탁됐다. 이 밖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위원장과 중산 상무부 장관, 천바오성 교육부 장관 등이 유임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