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5호선·8호선·9호선…줄줄이 개통 늦어지는 서울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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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별내, 하남 미사 집값 영향…창동차량기지 개발 사업 지연
경전철 신림선, 동북선 도시철도 등 10개 신설 노선도 모두 지연돼
경전철 신림선, 동북선 도시철도 등 10개 신설 노선도 모두 지연돼
4호선, 5호선, 8호선, 9호선 등 서울 지하철 연장 사업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계획된 개통 시기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는 사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과 돌발 상황, 부족한 사업성 등이 이유다. 서울 고덕, 노원구, 경기 하남 미사, 남양주 다산 신도시·별내 신도시·진접지구 등 전철 개통을 간절히 기다리던 지역 집값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4·5·8호선 연장사업 완공 줄줄이 연기
이미 공사에 들어간 사업의 경우 준공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다. 8호선 연장(별내선)사업의 경우 착공이 1년 지연됐다. 이는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8호선 종점역인 암사역(강동구 암사동)에서 시작해 한강 하부를 통과해 구리시 구간을 지나 남양주시 별내읍까지 12.9k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서울 구간에서 경기 구간보다 착공이 1년 가량 늦어지며 전체 공기가 늦춰졌다. 서울 암사유적지의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허가 및 보상, 암사정수센터 하부기관 관통 등이 문제가 됐다. 당초 2022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2023년 9월께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별내선이 완공되면 남양주시 별내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이동 시간이 27분으로 줄어든다. 기존 도시철도 노선 이용 시 보다 약 17분 정도가 단축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동북부 주민들의 대중교통 편의가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고덕지구 등 강동구 주민들의 강남 접근성도 한층 높아진다.
하남 미사지구는 5호선 공사가 지연되면서 ‘전철 불모지’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 벌써 4년이 흘렀지만 공사 중인 5호선(하남선) 공기는 계속 늦춰지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은 상일동역에서 출발해 강일지구~하남시 미사지구~덕풍동~창우동까지 7.7km를 연결한다. 서울 1개, 경기도 4개 등 총 5개 역이 신설된다. 당초엔 1단계(1·2·3 공구) 사업은 2018년, 2단계(4·5공구) 사업은 2020년 준공이 목표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맡은 1공구 공사가 지연되면서 올 연말까지 완공이 어려워졌다. 서울시는 관계자는 "신도시 지하철이라 일반 도심보다 공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단축이 어려웠다"며 "1공구 포함해 1단계 전 구간이 2019년께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사강변도시 집값과 지식산업센터 등의 분양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A 공인 관계자는 "전철 개통을 바라보며 이사 온 주민들이 대부분인데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출퇴근을 힘들게 하다 보니 다시 이사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민도 있다"라고 전했다.
4호선 연장(진접선) 사업은 차량기지 건설 문제로 늦춰지고 있다. 이는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에서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서울 창동 차량기지를 남양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주민 반대가 거세 차량기지 신설 위치를 산과 인접한 고지대로 변경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금곡리 일대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변경 승인이 3년 가량 늦어졌다. 서울시는 다음 달께 사업 계획을 승인받고 5월 차량기지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 사업 지연으로 창동차량기지 부지 개발사업이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양주 차량기지가 완공되고 나서야 기존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까닭이다.
10개 신설 노선도 모두 지연
서울시는 2015년 '1차 10개년 도시 철도망 구축 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서 10개 노선을 신설키로 했다. 위례신사선 위례트램 9호선 4단계 우이신설연장선 동북선 서부선 면목선 신림선 목동선 난곡선 등이다. 이중 9호선 4단계를 제외한 9개 노선은 경전철이다.
서울시 2018년 도시기반시설본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사업이 당초 일정대로 진행되는 곳은 없다. 경전철 신림선은 2015년 9월 기공식까지 했지만 본격적인 공사는 2017년 2월에야 착수했다. 보라매공원 지하에 건설하려던 차량기지에 대한 주민 반발과 서울대 내 역 신설 문제 등 민원으로 사업이 2년간 표류했다. 샛강역~대방역~보라매역~신림역~서울대 앞을 지나는 이 노선은 오는 2022년 2월께 개통 가능할 전망이다.
동북선 도시철도(경전철)는 민간사업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출자자 전환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자금조달 확실성을 위해 내부 출자자가 변경되면 사업시행 조건 등을 협의해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한화자산운용이 금융 주선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북선 경전철은 서울 왕십리역에서 상계역까지 총 연장 13.4km을 연결한다. 철도가 건설되면 현재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지하철로 37분 정도 걸리는 이동시간이 25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나머지 신설 노선은 아직 사업 일정이 안갯속이다. 사업을 하겠다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곳이 많다. 사업성 부족 등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예비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한 곳도 있다. 9호선 4단계 사업과 위례 트램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서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 분석이 기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관계 기관 회의에서 서울시가 신청한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예비 타당성 검토 결과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 분석(B/C)이 1을 초과하지 못했다. 당초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9호선 4단계 연장은 보훈병원에서 생태공원사거리, 한영외고 앞 사거리, 고덕역을 거쳐 고덕강일1지구까지 3.8km 구간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고덕동 K 공인 관계자는 "고덕 지구 집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호재가 9호선 개통이었다"며 "고덕 강일지구는 소형 임대주택도 많은 서민 주거지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제성을 맞추기 위해 공사비 운영비 등을 줄이는 안을 새로 마련해 제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이 불발됐다기보다는 예비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경제성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주민들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내용을 보완하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위례 신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트램(노면전차) 사업도 경제성에 발목이 잡혔다. 시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 LH 등은 KDI PIMAC와 사업의 B/C 분석을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부지 비용 산출 등으로 위례선은 B/C 분석 결과가 1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당초 2021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현재는 개통 시기를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해 적격성 조사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적격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LH, 국토부도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두산건설이 전체 사업비 1800억 원 가운데 40%를 부담하는 형태로 사업구도가 짜여져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민자사업이 아닌 국가의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4·5·8호선 연장사업 완공 줄줄이 연기
이미 공사에 들어간 사업의 경우 준공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다. 8호선 연장(별내선)사업의 경우 착공이 1년 지연됐다. 이는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8호선 종점역인 암사역(강동구 암사동)에서 시작해 한강 하부를 통과해 구리시 구간을 지나 남양주시 별내읍까지 12.9k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서울 구간에서 경기 구간보다 착공이 1년 가량 늦어지며 전체 공기가 늦춰졌다. 서울 암사유적지의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허가 및 보상, 암사정수센터 하부기관 관통 등이 문제가 됐다. 당초 2022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2023년 9월께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별내선이 완공되면 남양주시 별내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이동 시간이 27분으로 줄어든다. 기존 도시철도 노선 이용 시 보다 약 17분 정도가 단축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동북부 주민들의 대중교통 편의가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고덕지구 등 강동구 주민들의 강남 접근성도 한층 높아진다.
하남 미사지구는 5호선 공사가 지연되면서 ‘전철 불모지’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지 벌써 4년이 흘렀지만 공사 중인 5호선(하남선) 공기는 계속 늦춰지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은 상일동역에서 출발해 강일지구~하남시 미사지구~덕풍동~창우동까지 7.7km를 연결한다. 서울 1개, 경기도 4개 등 총 5개 역이 신설된다. 당초엔 1단계(1·2·3 공구) 사업은 2018년, 2단계(4·5공구) 사업은 2020년 준공이 목표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맡은 1공구 공사가 지연되면서 올 연말까지 완공이 어려워졌다. 서울시는 관계자는 "신도시 지하철이라 일반 도심보다 공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단축이 어려웠다"며 "1공구 포함해 1단계 전 구간이 2019년께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사강변도시 집값과 지식산업센터 등의 분양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A 공인 관계자는 "전철 개통을 바라보며 이사 온 주민들이 대부분인데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출퇴근을 힘들게 하다 보니 다시 이사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민도 있다"라고 전했다.
4호선 연장(진접선) 사업은 차량기지 건설 문제로 늦춰지고 있다. 이는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에서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서울 창동 차량기지를 남양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주민 반대가 거세 차량기지 신설 위치를 산과 인접한 고지대로 변경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금곡리 일대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변경 승인이 3년 가량 늦어졌다. 서울시는 다음 달께 사업 계획을 승인받고 5월 차량기지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 사업 지연으로 창동차량기지 부지 개발사업이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양주 차량기지가 완공되고 나서야 기존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까닭이다.
10개 신설 노선도 모두 지연
서울시는 2015년 '1차 10개년 도시 철도망 구축 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서 10개 노선을 신설키로 했다. 위례신사선 위례트램 9호선 4단계 우이신설연장선 동북선 서부선 면목선 신림선 목동선 난곡선 등이다. 이중 9호선 4단계를 제외한 9개 노선은 경전철이다.
서울시 2018년 도시기반시설본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사업이 당초 일정대로 진행되는 곳은 없다. 경전철 신림선은 2015년 9월 기공식까지 했지만 본격적인 공사는 2017년 2월에야 착수했다. 보라매공원 지하에 건설하려던 차량기지에 대한 주민 반발과 서울대 내 역 신설 문제 등 민원으로 사업이 2년간 표류했다. 샛강역~대방역~보라매역~신림역~서울대 앞을 지나는 이 노선은 오는 2022년 2월께 개통 가능할 전망이다.
동북선 도시철도(경전철)는 민간사업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출자자 전환 때문에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자금조달 확실성을 위해 내부 출자자가 변경되면 사업시행 조건 등을 협의해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한화자산운용이 금융 주선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북선 경전철은 서울 왕십리역에서 상계역까지 총 연장 13.4km을 연결한다. 철도가 건설되면 현재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지하철로 37분 정도 걸리는 이동시간이 25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나머지 신설 노선은 아직 사업 일정이 안갯속이다. 사업을 하겠다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곳이 많다. 사업성 부족 등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예비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한 곳도 있다. 9호선 4단계 사업과 위례 트램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서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 분석이 기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관계 기관 회의에서 서울시가 신청한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예비 타당성 검토 결과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 분석(B/C)이 1을 초과하지 못했다. 당초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9호선 4단계 연장은 보훈병원에서 생태공원사거리, 한영외고 앞 사거리, 고덕역을 거쳐 고덕강일1지구까지 3.8km 구간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고덕동 K 공인 관계자는 "고덕 지구 집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호재가 9호선 개통이었다"며 "고덕 강일지구는 소형 임대주택도 많은 서민 주거지라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제성을 맞추기 위해 공사비 운영비 등을 줄이는 안을 새로 마련해 제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이 불발됐다기보다는 예비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경제성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주민들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내용을 보완하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위례 신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트램(노면전차) 사업도 경제성에 발목이 잡혔다. 시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 LH 등은 KDI PIMAC와 사업의 B/C 분석을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부지 비용 산출 등으로 위례선은 B/C 분석 결과가 1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당초 2021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현재는 개통 시기를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해 적격성 조사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적격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LH, 국토부도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두산건설이 전체 사업비 1800억 원 가운데 40%를 부담하는 형태로 사업구도가 짜여져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민자사업이 아닌 국가의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