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로 이전하면서 기금운용인력 이탈로 골머리를 앓아왔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인력충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처우개선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우수인력이 기피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금적립금이 600조원을 넘어서며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의 안정적인 운용에 구멍이 뚫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2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가 2017년 2월 전주로 옮기면서 빠져나갔던 기금운용인력을 확충하고자 대규모 채용에 나섰지만, 여태껏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기준으로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직 정원은 278명이지만, 실제 일하는 운용직 현원은 현재 235명에 불과하다.

무려 43명이나 모자란다.

작년말 기준 기금운용규모가 621조7천억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기금운용직 1명당 운용금액은 2조6천억원에 이른다.

애초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직 정원을 2017년 274명에서 60명을 더 늘려 올해 334명으로 대폭 확대하려고 기획재정부에 인력확보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기존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용직 정원을 더 늘리는 것에 기획재정부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겨우 4명 더 늘려 올해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정원은 278명이 됐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확보하는 게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지난해 도미노 이탈로 생긴 인력 공백을 메우고자 국내외 증권투자·대체투자·리스크관리 등 기금운용 업무 전반에 걸쳐 두 차례 공개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율이 떨어지고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겨우 26명의 기금운용 전문가를 채용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제1차 기금운용직 공채에 나섰지만, 38명 선발에 201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3대 1 수준에 그쳤다.

이런 지원율은 기금운용본부가 지금까지 기금운용직을 공개 선발하고서 가장 낮은 것이다.

전주로 이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기금운용직을 모집하면 낮아도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게 다반사였던 점과 대비된다.

국민연금은 우수인력을 유치하고자 민간 금융업계에 견줘 떨어지는 처우개선에 적극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기금운용수익을 창출하는 운용직에 대한 처우개선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으로 과감한 처우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운용직에 대한 처우 수준을 시장 평균(50%)에서 상위 25%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2019년에 운용직 인건비를 추가로 60억원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본급을 10% 인상하고 성과급 지급률을 현행 18%에서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7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기본급도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전주로 이전하면서 지방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단점으로 말미암아 한계를 느끼고 있다.

실제로 운용인력 중에서 퇴직자는 2014년 9명, 2015년 10명에서 기금운용본부가 전주가 본격적으로 옮기면서 2016년 30명, 2017년 27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김성주 이사장은 "우수한 기금운용인력을 확보, 유지해 나가기 위해 운용직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앞으로 30년, 연금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인력 확충 '난항'… 정원에 43명 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