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악용… 구직자 등치는 '노조원의 취업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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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검사도 받고 면접까지 봤는데"… 사기라니
"일부 산업현장에선 관행적"
노조 입김 센 곳 비일비재
실제로 돈 주고 입사도 많아
노조원 행세… 돈 챙기기도
노조위원장과 친분 내세워…
가짜 사원증까지 만들어주기도
"일부 산업현장에선 관행적"
노조 입김 센 곳 비일비재
실제로 돈 주고 입사도 많아
노조원 행세… 돈 챙기기도
노조위원장과 친분 내세워…
가짜 사원증까지 만들어주기도
부산에 거주하는 정모씨(35)는 다니던 교회에서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는 이모씨(49)에게 속아 200만원을 날렸다. 이씨는 항운노조에서 일해 잘 아는 사람이 있으니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며 접근했다. 부산 신항 인근까지 데리고 가 ‘여기가 일할 곳’이라며 견학을 시켜주고 ‘내일 오전 8시30분까지 출근하세요’란 문자를 항운회사 지부장이 보낸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을 속인 이씨가 걷은 착수금만 1480만원에 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항운노조원 근무 경력이 있을 뿐이었다.
◆취준생 등치는 노조 관련 취업사기
노조원이나 노조를 사칭하는 ‘취업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노조 고위직과 친분이 있으니 청탁해 취직시켜주겠다’는 식이다. 취업이 절박했던 정모씨(29)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 일자리를 구해준다는 심모씨(43) 말에 속아 7000만원을 심씨에게 줬다. 심씨와의 만남엔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원인 남편 최모씨(52)가 함께했다. 정씨는 “노조원을 소개해 주면서 채용 과정을 설명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현대차 협력업체 명의로 ‘허위’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다.
이런 방식으로 심씨에게 속아넘어가 돈을 뜯긴 취업준비생과 실직자, 부모는 22명, 피해금액은 10억2000여만원에 달했다. 일부 피해자가 반신반의하자 대행업체를 통해 가짜 면접을 보고 신체검사까지 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전북 완주경찰서 수사망에 걸려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돌려받은 금액은 2억원에 불과했다.
전남 여수산단에 있는 석유화학계열 대기업 간부를 지낸 이씨(63)와 노조위원장 출신 이씨(63)는 현직 노조위원장에게 부탁해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이고 4명에게서 2억2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되기도 했다. 같은 시기 기아차 광주공장 노동조합 전직 간부가 한 건당 1억원가량을 받고 취업사기를 벌였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액이 20억~30억원에 달한다.
◆“일부 산업에선 관행처럼 청탁 만연”
항운 등 일부 산업에서는 취업 청탁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두하역 인부를 주로 뽑는 항운회사 노조는 채용을 실질적으로 담당한다”며 “노조를 들이대면 속기 쉽고 실제 돈을 주고 입사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도 ‘항운노조 고위직에 청탁해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1700만원을 가로챈 전 부산항운노조원이 부산 사하경찰서에 구속됐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 직원이던 김모씨(46)는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무려 5년간 정규직으로 취업시켜주겠다며 구직자 37명으로부터 9억6500만원을 챙겼다. 1인당 받은 금액은 2000만~6500만원에 달했다. 그는 노조 대의원이 아니면서도 대의원이라고 내세우며 노조위원장과 친분을 강조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겐 가짜 신입사원 명단과 가짜 사원증을 만들어 보내는가 하면 “회사 사정상 바로 일은 못 나오지만 정직원이라 상여금은 지급된다”며 실제 일부 돈을 건네기도 했다. 2년 넘게 김씨만 믿고 채용 소식을 기다린 피해자도 있었다.
취업포털 사람인과 인크루트에 따르면 취업사기 경험률은 2013년 30%에서 2017년 46%로 급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취준생 등치는 노조 관련 취업사기
노조원이나 노조를 사칭하는 ‘취업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노조 고위직과 친분이 있으니 청탁해 취직시켜주겠다’는 식이다. 취업이 절박했던 정모씨(29)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 일자리를 구해준다는 심모씨(43) 말에 속아 7000만원을 심씨에게 줬다. 심씨와의 만남엔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원인 남편 최모씨(52)가 함께했다. 정씨는 “노조원을 소개해 주면서 채용 과정을 설명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현대차 협력업체 명의로 ‘허위’ 근로계약서까지 작성했다.
이런 방식으로 심씨에게 속아넘어가 돈을 뜯긴 취업준비생과 실직자, 부모는 22명, 피해금액은 10억2000여만원에 달했다. 일부 피해자가 반신반의하자 대행업체를 통해 가짜 면접을 보고 신체검사까지 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전북 완주경찰서 수사망에 걸려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돌려받은 금액은 2억원에 불과했다.
전남 여수산단에 있는 석유화학계열 대기업 간부를 지낸 이씨(63)와 노조위원장 출신 이씨(63)는 현직 노조위원장에게 부탁해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이고 4명에게서 2억2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되기도 했다. 같은 시기 기아차 광주공장 노동조합 전직 간부가 한 건당 1억원가량을 받고 취업사기를 벌였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액이 20억~30억원에 달한다.
◆“일부 산업에선 관행처럼 청탁 만연”
항운 등 일부 산업에서는 취업 청탁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두하역 인부를 주로 뽑는 항운회사 노조는 채용을 실질적으로 담당한다”며 “노조를 들이대면 속기 쉽고 실제 돈을 주고 입사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도 ‘항운노조 고위직에 청탁해 취직시켜주겠다’고 속여 1700만원을 가로챈 전 부산항운노조원이 부산 사하경찰서에 구속됐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 직원이던 김모씨(46)는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무려 5년간 정규직으로 취업시켜주겠다며 구직자 37명으로부터 9억6500만원을 챙겼다. 1인당 받은 금액은 2000만~6500만원에 달했다. 그는 노조 대의원이 아니면서도 대의원이라고 내세우며 노조위원장과 친분을 강조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겐 가짜 신입사원 명단과 가짜 사원증을 만들어 보내는가 하면 “회사 사정상 바로 일은 못 나오지만 정직원이라 상여금은 지급된다”며 실제 일부 돈을 건네기도 했다. 2년 넘게 김씨만 믿고 채용 소식을 기다린 피해자도 있었다.
취업포털 사람인과 인크루트에 따르면 취업사기 경험률은 2013년 30%에서 2017년 46%로 급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