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헌재 "개헌 없는 수도이전은 위헌"…관습헌법 논란…정부, 조항 신설 '수도 개념 다양화 및 기능 분산, 통일 대비' 평가 속 '국민 합의' 신중론도
청와대가 21일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서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이 신설된 점을 놓고 법조계와 법학계에서는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수도를 법률로 정해 정책적 유연성을 높이고 다양한 개념의 중심지를 규정할 수 있도록 외연을 넓히는 한편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수도 서울'을 헌법에 명시하지 않은 것은 서울을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소모적 국론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
청와대가 이날 개헌안의 '헌법 총강'에 수도조항을 넣기로 한 것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4년 10월 헌재는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기 위한 근거법인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개헌 없이 수도를 옮기겠다는 뜻이어서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헌재가 내놓은 핵심 법리는 헌법에 명문화되지 않은 이른바 관습헌법(불문헌법)이었다.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조선왕조 이래 600여 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규범, 즉 관습헌법이며 이를 개헌으로 바꾸지 않은 채 수도를 옮기려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판단이었다.
특별법에 나온 '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을 모두 옮기는 곳으로 정의돼 있어 사실상 '천도(遷都)'와 다름없다는 해석을 전제로 삼았다.
당시 헌재 결정을 두고 한동안 논란이 있었다.
관습헌법의 효력을 인정해야 할지, 관습헌법만을 근거로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관습헌법을 인정한다면 성문헌법과 어떤 관계를 지니는지 등이 주된 쟁점이었다.
정부의 이번 개헌안은 이 같은 논란을 차단하면서 수도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헌법 조항을 바꾼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수도는 헌법이 아니라 법률로 정할 수 있다는 점을 헌법에 명시해 '관습헌법 위배 논란'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청와대는 "국가기능의 분산이나 정부부처 등의 재배치 등의 필요가 있고, 나아가 수도 이전의 필요성도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헌법보다 개정이 쉬운 법률로 수도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대목에서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관습헌법상 명백하며 헌재 결정으로 인정됐던 것"이라며 "이번 개헌안은 수도 서울을 포기하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수도의 기능을 분산하는 것은 법률로 정할 수 있겠지만, 이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회 다수당이 정하는 대로 법을 고쳐 수도를 바꾸면 국론이 분열하고 엄청난 국력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당시 신행정수도 이전 사안에 헌법적 문제를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인단 간사를 맡아 변론한 바 있다.
반면 헌법학자인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김종철 교수는 "미래에는 행정·교육·문화·해양수도 등 다양한 개념의 수도 내지 중심지를 둘 수 있고 그런 정책적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법률로 수도를 정하려는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김 교수는 "개헌안에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고 하지 않고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고 쓴 것은 그런 유연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수도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도조항을 놓고 국가 정체성이나 통일 한국의 수도를 정하는 문제 등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이 변호사는 "개헌안에는 '수도는 서울, 국가는 애국가, 국기는 태극기, 국어는 한글' 등 국가 정체성 조항이 명시돼야 하고, 이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가치로 둬야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1972년부터 북한은 헌법에 수도를 평양이라고 명시했다.
통일 후 수도를 정할 때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수도 서울을 헌법에 못 박을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수도 서울이 빠진 수도조항은 노무현 정부가 이루지 못한 행정수도 이전을 다시 성사시키겠다는 뜻으로밖에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통일이 된다면 행정수도 등을 정할 때 유연성이 필요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개헌안은 통일을 대비한다는 취지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개헌안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다"며 "영토조항이 아닌 수도조항은 국가 정체성을 둘러싸고 논란 소지가 있을 사안이 아니며 논란이 많았던 관습헌법의 제약을 해소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에 관한 문제는 충분한 여론 수렴과 국민적 합의를 거쳐 정해져야 한다는 신중론·절충론도 나온다.
한국공법학회 회장을 지낸 성균관대 로스쿨 정재황 교수는 "개헌안이 지방분권 의지를 천명하고 여러 개념의 수도를 선정하는 유연성을 추구한다는 점을 평가한다"면서도 "수도 관련 사항을 법률로 정할지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했던 강훈식 비서실장은 31일 귀국길에서 '잠수함 수주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강 실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잠수함 기술력이 (경쟁국인 독일 측에 비해) 훨씬 낫다고 평가하고 있고, 향후 캐나다와 산업 협력을 통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까지 함께 가서 실질적인 경제협력,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 매우 의미 있는 지점"이라며 "마크 카니 총리를 기업들과 같이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가 있었다"고 말했다.다만 "우리 잠수함 기술은 독일로부터 전수한 부분이 꽤 있고, 캐나다는 독일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협력 체계에 당연하게 들어있다는 인식이 있어 빈 곳을 뚫고 들어가는 게 쉽지만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강 실장은 '언제쯤 결과가 나오겠느냐'는 질문에 "짧게는 6개월 정도, 길게는 1년까지 걸릴 수 있다"며 "캐나다 측에서 한국에 방문해 실제 의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유지·보수까지 합쳐 계약 규모가 최대 60조원으로 평가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이 독일 기업과 최종 결선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조치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1일 "한국 정부가 (대미투자) 이행을 안 하려고 한다거나 지연할 의도는 전혀 없다는 점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했다. 불필요한 오해는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 일정상) 12월은 예산, 1월에는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거치며 논의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추가로 미국 측과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김 장관은 30~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최근 미국 측이 발표한 관세 인상 계획 등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관세 인상 언급 배경에 쿠팡 정보 유출 사건 수사, 디지털 무역 규제 논의가 있다는 예측이 제기됐지만 김 장관은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일축했다.김 장관은 "쿠팡 관련 논의는 단 한 번도 나오지도 않았다"며 "관세에 영향을 미칠 만한 영향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 전이라도 한미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향후 투자에 있어서) 외환 당국 간의 논의가 있을 걸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영면에 들어갔다.영결식은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엄수됐다. 대회의실은 영결식 시작 전부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정계 인사들로 가득 찼다.맨 앞줄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가 유족과 함께 자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조승래 사무총장, 박수현 수석대변인과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지원·김주영·안도걸·문정복·한준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도 함께했다.영결식에서는 이 전 총리의 장례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은 조정식 대통령실 정무특보가 먼저 "한평생 철저한 공인의 자세로 일관하며 진실한 마음, 성실한 자세, 절실한 심정으로 책임을 다한 민주주의의 거목이자 한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며 고인의 약력을 보고했다.이어 김 총리가 조사를 하고 우 의장, 정 대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각각 추도사를 했다. 김 총리는 "민주주의도 대한민국도 고인에게 빚졌다"며 "고문과 투옥에도 민주주의를 지켰고 민주 세력의 유능함을 보여 후배들 정치진출에 길을 냈다"고 말했다.그는 고인을 "은인", "역대 최고의 공직자", "롤 모델"이라고 칭하며 "여쭤볼 게 아직 많은데, 판단할 게 너무 많은데, 흔들림도 여전한데 이제 누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