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의 붉은 심장' 플라멩코… 스페인 전통춤이 발하는 전율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인 플라멩코에서는 무용수도 하나의 악기다. 무용수가 악사들의 연주와 함께 구두로 바닥을 차면서 내는 소리, 손뼉을 치거나 손가락을 튕겨 내는 소리 등이 플라멩코 특유의 격정을 고조시킨다. 노래와 춤, 연주가 함께 빚어내는 이 예술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스페인의 플라멩코 무용수 후안산타 라 모네타(사진)가 오는 24~25일 내한 공연을 한다. 유나이티드프로듀서스(UPD)가 LG아트센터에서 여는 공연 ‘디비노 아모르 휴마노(순수한 인간애)’다. 라 모네타는 스페인에서 ‘플라멩코의 사제’라는 별명을 얻은 여성 무용수. 현대적으로 움직이면서도 플라멩코 특유의 원시적 감각을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비노 아모르 휴마노’는 성녀의 시를 인간의 원초적인 몸짓으로 재해석한 도발적 작품이다. 스페인 카르메르 수도회의 성녀 테레사 탄생 500주년이었던 2015년 처음 발표됐다. 꿈속에서 신이 보낸 천사의 불화살에 심장을 찔렸는데 고통과 함께 달콤한 희열을 느꼈다며 신성의 황홀경을 노래한 테레사의 시가 모티프다. 이 작품은 테레사의 시속 사랑을 원초적인 인간의 사랑으로 재해석하고 플라멩코의 언어로 옮겼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플라멩코 페스티벌인 ‘스페인 헤레스 페스티벌’에서 찬사를 받고 월드투어 공연을 이어 왔다.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바이올린 등의 악기 연주자들이 라이브 연주로 공연을 함께한다. 칸테(노래), 팔마스(손뼉), 자파테아도(발장단), 낭송 등 플라멩코를 구성하는 주요 주자들도 무대에서 라 모네타와 호흡을 맞춘다. 조명과 영상도 활용해 분위기를 고조한다. 이병수 UPD 대표는 “플라멩코는 집시의 방랑 문화와 열정, 한을 집약한 정열의 춤”이라며 “솔직하고 진실되며 가식이 없는 플라멩코의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