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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냉전' 치닫는 스트롱맨들… "일자리·디지털 패권 양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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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경제패권 시대…스트롱맨의 전쟁
    서구 중심 세계화에 반발 '자국 중심주의' 확산

    경제성장 일군 시진핑·푸틴 '절대 권력' 반열
    '중국몽' '강한 러시아'로 옛 영화 재건 어필

    '일자리 대통령' 자처 트럼프, 중국과 디지털 전면전
    푸틴 'AI', 아베 '로봇'…국가적 성장과제로 선정
    '신냉전' 치닫는 스트롱맨들… "일자리·디지털 패권 양보 못해"
    밖에서 볼 때 글로벌 ‘스트롱맨(강한 리더)’은 독재자에 가까운 이미지를 갖고 있거나 무도해 보인다. 하지만 국내에선 탄탄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강한 리더십을 구축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자국 중심주의(내셔널리즘)가 자국민 사이에 팽배한 세계화에 대한 분개와 일자리 불안 심리에 적중한 결과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알테샤니노프는 유럽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 모두 “세계화에 대한 공포와 분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 발전과 무역 증가로 전례 없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분개와 공포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자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고, 디지털 경제 전환기에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강한 리더십이 부상하고 있는 배경이다.

    ◆경제성장 내건 강한 리더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기 내각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공약 발표 자리였던 지난 1일 국정연설에서 “향후 6년간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5배 늘리며,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에 맞서는 강한 지도자’를 원하는 러시아인들의 바람을 반영한다. 러시아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옛 소련) 해체 이후 냉전시기 누렸던 ‘슈퍼 파워’ 지위를 반납했다. 푸틴 집권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경제는 안정을 찾아갔다. 주요 7개국(G7)에도 이름을 올렸다. 푸틴 3기는 경제 성장의 자신감을 기반으로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개입, 유라시아경제연합 창설 등 러시아의 옛 영향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철폐하며 절대권력 토대를 마련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은 새로운 시대의 강력한 동풍을 탈 것”이라며 자국 중심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6.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신감이 한껏 올라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대회에서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공개적으로 서구식 경제모델을 폐기처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이유 역시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의 성과 덕분이다. 아베 총리는 두 차례 법인세율 인하, 수도권 규제 완화 등으로 해외로 나갔던 공장을 유턴시켰다. 지난 5년간 일본 내 일자리 330만 개가 늘어났다. 실업률은 4.2%(2012년 12월)에서 2.7%(2017년 12월)로 하락했다.

    아베 총리는 밖에선 친(親)서방 지도자로 알려져 있지만 안으로는 열렬한 군국주의자로 자국의 정체성을 높이며 강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좀처럼 양복을 입지 않고 대부분 힌디어로만 연설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둔 실용적인 민족주의자로 꼽힌다. 유럽에 맞서며 강한 리더십으로 부상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권위주의 통치도 이슬람 정체성을 강조하는 전략과 탄탄한 경제 성장에 의해 정당화됐다.

    ◆이미 시작된 디지털 패권싸움

    글로벌 스트롱맨들은 한층 격화된 디지털 경제 패권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국민 일자리와 경제 성장동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국민적 불안과 공포심이 깔려있다.

    중국은 미국과 디지털 경쟁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과학기술·우주항공·인터넷·디지털 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술과 서비스를 고용창출의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대회에서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과 실물 경제 간 깊숙한 통합을 주문했다.

    한 달 뒤 중국 과학기술부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국가 팀’으로 구성하고 자율주행, AI 등 혁신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두는 아폴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며 미국 테슬라, 구글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화웨이의 미국 진출을 막는 등 중국 자본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다.

    푸틴의 4기 내각은 자원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다는 공포는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로봇을 경제성장 전략의 중요한 기둥으로 만들겠다”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공개 무대로 삼겠다고 밝혔다. 일본 은행권은 이때까지 디지털 통화 ‘J코인’을 상용화하겠다며 보조를 맞췄다. 일본식 디지털 경제로 정면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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