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경쟁력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 비중 90%인데
반도체 부문 제외하면 삼성전자 영업익 5년새 26% 감소
주력 제품이던 스마트폰도 눈에 띄게 힘을 잃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7%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3년까지만 해도 19.7%로 독보적인 1위였다. 1위에서 8위(2017년)로 추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4년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2006년 와인잔을 닮은 보르도 TV를 내세워 세계 정상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고가 프리미엄 시장만 따지면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일본의 소니와 LG전자가 삼성전자에 없는 OLED TV 등을 내세워 삼성전자 시장을 야금야금 빼앗고 있다.
다른 계열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중공업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은 4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 추세다.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 재편은 막힌 상태에서 금산분리 등 규제까지 강화되고 있어서다.
계열사 간 실적 불균형으로 삼성전자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16개 상장 계열사 전체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은 2012년 81%에서 지난해 90%로 올라갔다. 반도체 사업이 향후 불황 국면에 들어서면 삼성그룹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