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회사 쪼개기' 긍정적 효과… 섬유·중공업 부문 본격 실적 개선
효성은 옷을 만드는 섬유원사, 자동차 타이어 소재와 안전벨트,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게 해주는 송배전설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터, 펌프, 카펫, 포장용 필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효성은 작년 4분기 매출 3조4476억원, 영업이익 14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직전 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났다.

영업이익에 1회성 비용 반영… 펀더멘털 ‘튼튼’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지만 1회성 비용이 다수 반영된 영향으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영업이익에 반영된 1회성 비용은 280억원(중공업 150억원, 장기채권 상각 100억원, 스틸코드 폐쇄 30억원)이었고, 순이익에는 자산 상각 관련 손실 2000억원이 포함됐다.

사업부문별로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산업자재·화학 부문이 부진했던 반면 섬유·중공업 부문은 개선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섬유 부문은 스판덱스 마진 회복으로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됐다. 중공업 부문은 카타르, 한국전력 물량이 증가하며 개선된 실적을 냈다.

산업자재 부문은 페트칩, 선재 등의 원가 상승과 비수기 영향이 겹치며 부진한 흐름(직전 분기 대비 -58%)이 이어졌다. 화학 부문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5% 줄어들었다. 이 중에 PP부문의 부진은 원재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 NF3 부진은 고객사 증설 지연, 원재료 무수불산의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 2018년 1분기 이후 실적과 주가의 핵심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얼마나 원활하게 전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회사 분할로 책임경영 체제 확립

효성은 올초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분할존속회사는 (주)효성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며, 신설회사는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으로 나뉜다.

이번 분할 결정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각 사의 독립적인 경영과 경영 투명성을 증대해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나아가 각 사업부의 적정가치를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함께 분할 이벤트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할 이후 각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대략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통해 각 사의 합산 시가총액(5조7000억원)을 계산해 현재(5조1000억원)와의 괴리를 계산하면 11%가량의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이번 이벤트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효성티앤씨는 2조3700억원이 적정 시가총액이다. 이는 중국 Huafeng의 2016년 PBR 상단에 10%를 할증한 타깃 PBR을 적용한 수치다. 효성첨단소재는 인도라마, 코드사와 비슷한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 대비 PBR 배수를 적용해 1조4000억원의 적정 시총을 추정한다. (주)효성 6000억원, 효성중공업 8조5000억원, 효성화학 4조8000억원의 시가총액을 예상한다.

원가 부담 극복이 주가 방향 결정

올 상반기는 원가 부담 극복이 실적과 주가의 관건이 되겠다. 2018년 실적의 핵심 변수는 산업자재 부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PET칩의 공급 과잉 해소로 가격 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타이어코드에 전가하는 속도의 차이가 실적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눈에 띄게 좋아질 사업부는 화학을 예상한다. PP의 공급 과잉 해소로 가격 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판덱스는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이)가 이미 개선됐고 타이어 코드는 올해 상반기에 가격 인상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적으로는 대부분 사업부문의 상황이 우호적이다.

실적과 주가의 핵심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얼마나 원활하게 전가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는 시점에는 목표주가 상향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재성 <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js.yoon@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