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10억 투입… 28일 개봉
평소 매질하고 학대하던 딸
자동차 사고로 싸늘한 주검
살인범 찾아 광기의 복수
잘못된 부성애 연기에 집중
M자형 탈모 유지 위해
9~10개월간 매일 면도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7년의 밤’에서 주인공 오영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장동건.](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A.16276030.1.jpg)
“완성작을 보니 만족스러워요. 제 필모그래피에서 인생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제일 열심히 한 영화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시종 어둡고 무겁지만 완성도가 높아 카타르시스를 줄 겁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A.16277100.1.jpg)
“원작과 달라진 것은 오영제의 본질이죠. 원작에서는 차가운 사이코패스였지만 영화에서는 뜨겁지만, 그릇된 부성애를 지닌 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말도 달라졌어요. 저는 오영제가 딸의 사고를 접한 뒤 감정을 하나씩 쌓아가는 것을 표현하는 데 힘을 쏟았어요.”
장동건은 평소 딸을 지극히 사랑하던 아빠가 딸을 잃었을 때 복수하는 감정은 연기하기 쉽지만 오영제의 경우는 달라서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사람이 행동하는 데는 한 가지 심리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오영제는 자신이 가꾸고 설계했던 자기만의 세계를 침범한 파괴자를 응징하려는 사람입니다. 오영제도 나름의 방식대로 가족을 사랑했던 것 같고요.”
그는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 자신한테 식상해져 있었다고 했다. 어떤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을까 답이 잘 안 떠올랐을 때 이 작품을 만났다. 장동건은 이 배역을 위해 외모에도 변화를 줬다. 영제의 예민하고 완고한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M자형 탈모 스타일로 바꿨다.
“감독님이 처음에 M자형 탈모를 제안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어요. 막상 해보니까 거울 속 제 모습이 낯설긴 했죠. 그래도 캐릭터에 그럴싸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9∼10개월간 그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면도를 했습니다. 다시 예전 스타일을 회복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어요.”
장동건은 류승룡과 격투신을 찍다가 귀를 다쳐 40바늘을 꿰매기도 했다. 또 딸을 학대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죄책감마저 느꼈다. 장동건은 “저도 딸이 있다 보니, 딸이 누군가에 의해 사고당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싫었다”고 떠올렸다.
장동건은 요즘 바쁘다. 최근 판타지 영화 ‘창궐’ 촬영을 마쳤고, 다음달 25일 방송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슈츠’를 촬영 중이다. 전설적인 변호사와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가짜 신입 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그는 올초 소속사 SM C&C를 떠나 1인 기획사 디엔터테인먼트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는 “좀 더 편안하게 움직이기 위한 선택”이라며 “후배 양성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지만, 마음에 맞는 후배가 있다면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