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LF가 운영하는 LF몰은 구매 후기를 등록하면 마일리지를 준다. 별 5개까지 있는데 별점을 등록하면 100원, 내용을 쓰면 400원, 신체 사이즈를 등록하면 500원, 사진을 등록하면 500원 등이다. 최대 1500원. 얼마 안 되지만 상당수 구매자가 후기를 쓴다. 이 포인트가 쌓이면 다음 제품을 살 때 ‘의외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잔돈의 힘은 그 이상이다. 후기가 축적되면 정보가 된다. 소비자가 직접 제공하는 날것 같은 정보는 마케팅 전문가들이 말하는 사회적 증거(social proof)로 전환된다. 사회적 증거란 입소문을 통해 축적된 정보가 주는 신뢰성을 말한다. 후기는 LF몰이 작년 매출 3000억원을 올린 요인 중 하나다.
LF몰 국내 최대 브랜드몰 비결은…
◆이벤트의 힘

LF몰 국내 최대 브랜드몰 비결은…
주얼리를 판매하는 한 중견기업인의 말이다. “온라인 판매를 하려다 보니 여러 회사 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봤는데 LF몰만한 곳이 없다.” LF몰은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매출 3000억원은 경쟁사보다 훨씬 높다. 대부분 수백억원 수준이다. 앱 다운로드 수는 안드로이드에서만 100만 건이 넘는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즐겁고, 싸고, 편안하게 느끼는 안전한 쇼핑공간을 제공한다”는 전략이 통했다.

LF는 우선 젊은 소비자들을 향한 이벤트로 회원 수를 늘렸다. 2014년 4월 LG패션몰을 LF몰로 개편하며 이름이 비슷한 LF쏘나타를 주는 이벤트를 했다.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회원으로 가입했다. 2015년 ‘내 휴가를 부탁해’ 이벤트도 있었다. 회원 가입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용을 공유한 15만 명에게 여름휴가에 필요한 여행용 클러치, 에코백 등을 줬다.

작년에는 타임특가 이벤트로 회원을 끌어들였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브랜드 제품을 한정 수량 팔았다. 가격은 정상가의 10~30% 수준. 톰포드, 발렌시아가, 에스티로더 등 럭셔리 브랜드가 싼값에 나오자 소비자들이 밀려들었다. 서버는 다운 직전까지 갔다.

◆콘텐츠 기업을 향해

정밀한 큐레이션도 힘을 발휘했다. 한 제품을 보면 밑에 ‘같은 카테고리 추천 아이템, 같은 브랜드 베스트 아이템, 이 아이템을 본 분들이 보고 계신 아이템’ 등이 정리돼 나온다. 이는 추가 구매로 이어진다.

LF몰이 만든 콘텐츠도 젊은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브랜드가 곧 미디어다’라는 전략에 따라 직접 콘텐츠를 제작했다. 2016년 ‘냐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LF가 ‘냐’와 비슷한 모양이라는 것에 착안했다. 유머코드가 들어간 이 영상은 조회 수 800만 회를 기록했다. ‘몰좀아냐’ 광고도 인기였다.

◆개방성

LF는 2014년부터 다른 회사 브랜드 제품을 팔았다. 초기 나이키, 프라다, 아디다스 등을 입점시켰다. 30~40대 고소득 여성 고객이 많다는 데이터가 나오자 이들을 겨냥한 브랜드를 끌어들였다. 불리 1803, 그린랜드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팔았다. 이어 에스티로더, SK2, 조말론 등 200여 개의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현재 LF몰에 있는 브랜드는 1300여 개나 된다. 브랜드가 많지만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성별, 품목 등 직관적 기준으로 나열했다. 이를 다시 소재, 패턴, 핏 등 다양한 조건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사이트 내비게이션 기능도 있다. 2014년부터 LF 경영진이 대규모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IT인프라를 갖춘 결과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