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이용자 정보유출 파문’과 관련해 나흘 만인 2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정보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의 회원정보 무단 사용에 대해 설명한 뒤 CNN방송에 출연해 “이런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 의회의 증언 요구에는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성명에서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인 알렉산더 코건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교수와 CA가 페이스북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코건은 2013년 페이스북에 심리테스트 앱을 올려 27만 명이 내려받았다.

저커버그 CEO는 “2014년에 앱 개발자들의 회원정보 접근을 제한했으며, 2015년에 코건이 CA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 이를 삭제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저커버그의 설명이다.

저커버그 CEO는 CNN 인터뷰에서는 “이번 일은 중대한 신뢰 위반”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선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실수”라며 고개를 숙였다.

저커버그 CEO는 재발방지 방안도 밝혔다. 그는 2014년 이전에 페이스북에 설치된 앱이나 의심스러운 활동이 있는 앱에 대해 전면적인 감사에 들어가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개발자는 페이스북 활동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저커버그 CEO가 ‘사과’보다는 ‘변명’에 치우쳤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페이스북 회원들의 정보는 페이스북이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하는데도 앱 개발자에게 관리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이 페이스북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