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만 1년 예상… '다스 소유' 입증 땐 중형 불가피
우여곡절 끝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은 다음달부터 재판정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영장실질심사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검찰은 기소를 마무리해야 한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워낙 큰 만큼 혐의도 18개에 달해 1심 판결에만 1년 안팎의 장기전이 예상된다.

◆‘다스 실소유’ 여부가 최대 쟁점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다음달 초께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재판은 5월부터 본격화된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횡령·조세포탈 등 18개다.

유무죄를 가를 최대 관건은 역시 ‘다스 실소유주’다. 검찰은 여러 진술과 문서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결론을 내렸다. 뇌물 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도 실소유주를 전제로 하고 있다. 예컨대 다스가 미국에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상대로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소송비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대납한 것을 뇌물로 규정했다. 또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와 외교부 등을 동원해 다스를 도왔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다스 경영진이 조성한 불법 비자금 300억원도 사실상 이 전 대통령 소유로 판단했다.
1심만 1년 예상… '다스 소유' 입증 땐 중형 불가피
이 전 대통령은 검찰조사에서 해당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다스와 나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진실 공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다스의 실소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이 전 대통령은 상당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이나 민간부문에서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과 이 전 대통령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 관련해 지난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범행의 ’방조범(종범)’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다. 민간영역 뇌물 수수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실소유 인정되면 중형 불가피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 당선 직전부터 재임 기간에 걸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000만원), 대보그룹(5억원), ABC상사(2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능인선원(2억원) 등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가장 무거운 혐의인 불법자금 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규모만 110억원대에 달한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일부를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나라(대북 공작)를 위해 썼고 나머지는 관련자 진술이 모두 허위”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1심 판결까지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혐의가 18개에 달하고 당사자가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추가 범죄 혐의도 수사 중이어서 법정 공방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주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이 전 대통령은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 뇌물수수만 해도 수수 규모가 1억원을 웃돌면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 처벌된다. 대법원의 뇌물죄 양형 기준으로는 수수액이 5억원 이상이면 11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이다. 횡령 범죄도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