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허위자료 제출' 혐의만 인정…부영 임직원 9명도 혐의 부인
'임대주택 폭리' 이중근 부영회장,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회사에 수천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기소 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재판 절차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일부를 빼고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차명 주식 보유 사실을 숨기는 등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만 인정했다.

나머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이유는 재판부에 의견서로 제출하고 법정에서 따로 진술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재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이 회장의 비리 의혹에 연루된 부영 임직원 9명과 부영주택·동광주택 등 부영 계열사 2개 법인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자금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이 회장으로부터 5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전직 부영 경리직원 박모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따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4천300억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임대주택 사업 비리가 핵심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부영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 전환가를 부풀려 임대아파트를 분양하고 막대한 부당수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는 2004년 계열사 돈으로 차명주식 240만주를 취득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 회사에 피해를 변제했다고 재판부를 속여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해당 주식(시가 1천450억원 상당)을 본인 명의로 전환하고 개인 세금을 납부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아들의 연예기획사 등에 계열사 자금 2천3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부인 명의 회사를 계열사 거래에 끼워 넣어 155억원을 챙긴 혐의 등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