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의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철강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강관(파이프)류를 생산하는 기업에 수출 쿼터(할당량)를 설정하는 등 협상에 국내 기업에 불리한 내용이 많아 반짝 반등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는 6500원(2.02%) 오른 3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아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큰 폭으로 조정받았던 세아제강휴스틸도 각각 2.00%와 3.44% 상승했다.

철강주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연초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1일 장중 40만원까지 올랐고, 현대제철도 지난 1월12일 6만1000원까지 뛰었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수입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최근 미·중 무역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13.79%, 11.22%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관세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철강주가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관세 부과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일단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형사들은 수년간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으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며 “중소형사들이 한 고비 넘기기는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한계”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친다.

다른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철광석과 철강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라는 큰 고비를 넘긴 철강주가 본격 반등하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 국면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