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출시된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S ThinQ(씽큐)를 다룬 기사 댓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용자 반응이다. 저장장치 용량 등 하드웨어 구성을 강화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작인 V30와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V30S 씽큐를 써본 뒤 느낀 차별화 포인트는 하드웨어가 아니었다. 대폭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해 카메라 등 이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씽큐를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AI 촬영모드였다. 기존 스마트폰에도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에 다양한 촬영 모드가 있다. 하지만 찍을 때마다 일일이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워 실제로는 잘 안 쓰게 된다.
씽큐는 카메라를 켜고 하단에 뜨는 ‘AI 카메라’ 버튼을 누르면 다음부터 자동으로 피사체를 인식하고 알아서 그에 맞는 모드로 바꿔준다. AI 카메라로 사람을 비추면 자동으로 인물 모드가, 음식을 비추면 음식 모드가 되는 식이다.
AI 카메라 모드는 무엇보다 셀카를 찍을 때 유용하다. AI 카메라 모드 상태에서 전면 카메라로 전환하면 곧바로 얼굴을 인식하고 인물 모드로 바뀐다. 카메라 설정을 별도로 건드리지 않고 바로 찍으면 돼 편리했다.
사진을 찍으면 해당 상품 정보와 살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Q렌즈’도 흥미로운 기능이다. 인식률은 아직 부족했다. 같은 물건도 다른 각도에서 찍거나 케이스를 씌우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면서 정확도가 올라가면 쓸 만한 기능이 될 것 같았다.
씽큐는 이처럼 AI와 이미지 인식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이용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경쟁 업체들이 폰을 갖고 즐길거리를 만드는 데 고심한 것에 비해 씽큐에는 이와 같은 고민이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프리미엄폰 갤럭시S9은 슈퍼 슬로모션과 증강현실(AR) 이모지 등 사용자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는 기능에 방점을 찍었다. 소니 신제품 엑스페리아XZ2도 3차원(3D) 크리에이터 기능을 내세우면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LG폰에 가장 시급한 건 만듦새 개선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LG전자는 씽큐의 장점인 편의 기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제품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가 믿고 쓸 수 있는 폰을 만들기 위해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