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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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에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GM의 노사 협상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 경영진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느긋한 행동을 보이자 회사 부도 등을 언급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노사가 추가 교섭에서 타결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리 엥글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올들어 다섯번째 방한에서 전날 노조 집행부를 만나 "회사 부도 등을 막으려면 정부가 요청한 4월20일까지 자구안을 마련해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된다"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자금난에 빠진 한국GM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구안을 제출해야 할 시기가 얼마 안남았다며 노조의 빠른 행동을 촉구했다.

이는 GM 사업장의 신차 배정 발표 시한이 임박해지면서 3월 말까지 임단협 '조건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GM 본사도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전달한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자구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는 시기에 임단협 합의가 늦어지니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기존 차입금에 다음달에 5000억원 이상 신규 차입금이 발생하는 상황이라 자금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3월 말까지 1개월 연장해준 대여금 7220억원과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988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여기에 희망퇴직 위로금 5000억, 2차 성과 격려금 720억원 등 약 2조30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GM 측은 산은이 4월말까지 실사를 마치면 차입금을 추가로 더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내달 20일까지 당장 필요한 돈은 5700억원 규모다.

한국GM은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임단협 종료 후 신차 배정까지 최소 일주일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4월초엔 잠정 합의를 봐야 자구안 제출 시한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엥글 사장은 이날 이동걸 산은 회장과 산업부 차관 등을 만나 자구안 제출 진행 상황에 협조를 요청하고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노조 동의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한국GM은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목에서 다급해졌다. 한국GM은 지난주 6차 교섭에서 삭감하기로 한 복리후생(비급여성 인건비) 항목의 일부 조정안을 노조 측에 제시하며 빠른 임단협 합의를 요구했다.

한국GM 노사는 이번주 7차 교섭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엥글 사장이 부도 위기 등을 언급한 만큼 노사가 극적인 협상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