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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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영업점이 진화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 채널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는 동시에 디지털화·고객 편의성에 맞춘 점포로 형태를 변화시켜 고객의 욕구를 총족시키겠다는 것이다.

2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IBK기업·NH농협은행 등 주요 6개 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기준 4540개(출장소 제외)로 집계됐다. 5000여개에 육박했던 지난 2015년(4995개)에 비해 9%(455개)나 감소한 것이다.

은행이 지점 수를 줄이는 배경은 비대면 채널의 확대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의 비대면 거래를 통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영업점을 운영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기관에 등록된 전체 인터넷뱅킹 고객 수는 1억3505만명에 달했다. 최근 1년간 이용실적이 있는 실제 이용고객수만 6584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 수는 9089만명으로 전체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의 67%를 차지했고, 실제 이용고객 수는 5894만명이었다. 인터넷뱅킹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거래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의 창구에서 이뤄진 거래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나머지 90%는 비대면 거래를 통해 은행 서비스가 이뤄졌다. 은행 거래 10건 중 9건이 현금 입출금기(ATM·CD), 텔레뱅킹,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 비대면 거래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서비스(손바닥 정맥 인증방식)를 적용한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 에서 대학생 고객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_신한은행.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서비스(손바닥 정맥 인증방식)를 적용한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 에서 대학생 고객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_신한은행.
현재 은행들은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전 창구의 디지털화를 신속히 진행중이다.

은행을 내점하는 고객에게 시간 절약과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창구에 태블릿PC를 비치, 디지털 문서화를 통해 여러번 이름을 쓰고 서명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한 것이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위해선 오프라인 점포에 디지털 금융을 접목시키고 있다. 지점의 인원을 최소화하고 스마트 기기를 도입해 고객이 직접 은행의 단순 창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금융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점포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앞서 공중전화 부스를 리모델링해 '길거리점포'를 시도했던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에는 무인점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업점 창구 자리에 스마트 기기를 놓고 고객이 직접 입·출금 등 창구업무의 90% 가량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무인점포에 직원 1~2명은 상주할 예정이다. 고객이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금융상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 외에도 이용할 수 있는 '탄력점포'로 운영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점포의 변화가 대세로 자리잡긴 했지만 보안문제, 이질적인 영업환경에 따른 고객의 불만 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얼마나 잘 해결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점포 형태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