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가 밀고 니로·K7이 끌고…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 '하이파이브'
휘발유와 전기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카(PHEV 포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카는 총 8만4129대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3% 늘어났다. 하이브리드카가 순수 전기자동차(EV)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등 차세대 친환경차로 넘어가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6만931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팔았다. 전년(4만6424대)에 비해 판매량이 31.2%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2만8430대로 2016년보다 7000대 이상 많았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카가 1만8491대 팔려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4697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팔아 전년 동기에 비해 판매량이 세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초 그랜저가 세대 변경을 하면서 판매가 잠시 주춤해진 이유도 있지만, 중형 세단 쏘나타와 준중형 세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3%, 6.7%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3만2501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팔아 판매량을 31% 늘렸다. 준대형 세단 K7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6280대 팔려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2만3647대가 팔려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판매 순풍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4394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보다 11.2% 늘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수입 하이브리드카는 총 2만2773대 팔렸다. 전년(1만6259대)보다 40% 늘어난 수치다. 렉서스의 중형 세단 ES300h는 7627대가 팔려 수입차 전 차종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로 기록됐다. 지난해 렉서스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ES300h가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달라진 소비자 인식이 판매량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09년 현대·기아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카를 처음 시장에 내놨을 때만 해도 ‘낯설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연간 판매량도 5000대에 그쳤다. 하지만 소비자 사이에 연비가 좋고 소음이 작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 출시 10년 만에 누적 내수 판매량 25만 대를 돌파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