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김성주 이사장의 '위험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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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경제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대한민국에서 최고 권력자의 부정도 처벌되는 정의가 실현돼가고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이 있습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쓴 글의 일부다. 국민연금이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등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했지만,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는 내용의 뉴스를 전하며 쓴 글이다. 최 의장이 선임된 것은 ‘정의롭지 않은 현실’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지난 21일 ‘최 의장 등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승인한 이사회 구성원이었다’며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삼성물산 주식 5.7%를 가진 국민연금 반대에도 다음날 열린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출석 의결권 과반수와 의결권 주식 25% 이상 찬성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김 이사장은 같은 글에서 “아직은 부족합니다. 여전히 더 많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었다. 정확히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쓰진 않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주총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만하니까 지분율이 낮아졌다’는 댓글을 봐도 그렇다.
9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이다.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공단이 직접 결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들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권한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단언컨대 정부는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의도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글은 박 장관의 말을 무색하게 한 데다 ‘정부가 의결권 행사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더이상 우려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의결권 행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쓴 글의 일부다. 국민연금이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등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했지만,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는 내용의 뉴스를 전하며 쓴 글이다. 최 의장이 선임된 것은 ‘정의롭지 않은 현실’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지난 21일 ‘최 의장 등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계획을 승인한 이사회 구성원이었다’며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삼성물산 주식 5.7%를 가진 국민연금 반대에도 다음날 열린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출석 의결권 과반수와 의결권 주식 25% 이상 찬성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김 이사장은 같은 글에서 “아직은 부족합니다. 여전히 더 많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었다. 정확히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쓰진 않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주총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만하니까 지분율이 낮아졌다’는 댓글을 봐도 그렇다.
9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이다.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안건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공단이 직접 결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 들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권한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단언컨대 정부는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의도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글은 박 장관의 말을 무색하게 한 데다 ‘정부가 의결권 행사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더이상 우려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의결권 행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