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티베트고원에 한반도 여덟 배 크기의 인공강우 시설을 짓는다. 만성적인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 우주항공과기그룹은 아시아 최대 담수 저장고로 불리는 티베트고원에 인공강우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주항공과기는 티베트고원 160만㎢에 수만 개의 인공강우 굴뚝을 설치해 연간 100억㎥의 비를 내리게 할 계획이다. 인공강우 굴뚝이 세워지는 면적은 한반도(약 22만㎢)의 여덟 배, 스페인(약 51만㎢)의 세 배에 달한다.

인공강우 시설의 원리는 이렇다. 굴뚝에서 요오드화은을 태우면 작은 입자가 배출된다. 이 입자는 영하 4~6도의 구름에서 구름입자가 서로 뭉치는 데 도움을 주는 빙정핵, 이른바 ‘구름씨’ 역할을 한다. 티베트고원에는 6월부터 10월까지 동남아시아에서 습한 공기가 유입된다. 이때 공기가 높은 산맥에 막혀 하늘 위로 올라가는데 굴뚝에서 나온 구름씨를 만나면 비가 내리게 된다.

SCMP는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강우 시설 건설 사업이 될 것이라며 “시스템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제대로 운영하는 게 남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