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해외기업과 함께 금호타이어 인수"… 産銀 "진정성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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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어디로…
김정규 회장, 기자회견 열어 인수 의사 밝혀
고래 삼키려는 타이어뱅크, 자금조달이 관건
"상장하거나 회사 담보로 차입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회장 "헐값으로 매수하려는 의도"
勞 "해외매각 원점 재검토해야"…30일 총파업
김정규 회장, 기자회견 열어 인수 의사 밝혀
고래 삼키려는 타이어뱅크, 자금조달이 관건
"상장하거나 회사 담보로 차입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회장 "헐값으로 매수하려는 의도"
勞 "해외매각 원점 재검토해야"…30일 총파업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해외매각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타이어뱅크라는 인수희망자가 갑자기 등장했다. 채권단은 타이어뱅크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노조는 “해외매각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더욱 불투명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지 3월27일자 A17면 참조
“해외기업 두 곳, 공동인수 제안”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일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의견을 들은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국 공장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게 맞다”며 인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타이어뱅크 판매망을 활용해 금호타이어 판매량을 즉각 늘리겠다” “금호타이어를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키우겠다” 등의 포부도 밝혔다.
인수자금 조달 방법을 묻는 말에는 “금호타이어를 공동으로 인수하자고 제안한 글로벌 기업이 두 곳이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인수를 제안한 기업들과 협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동인수를 제안한 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이 아니라는 것만 밝힐 수 있고 더 이상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어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고 회사를 담보로 제공해 자금을 차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타이어뱅크는 산은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고 기자회견 내용을 봐도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다”며 “이목을 끌기 위한 행보 같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더블스타가 6463억원을 투자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는데, 타이어뱅크가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16년 기준 타이어뱅크의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김 회장이 상장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불투명하고 공동 인수에 나설 해외 투자자가 실제로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버틸 명분 줬다” 우려도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 탓에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권단이 정한 노조의 해외매각 및 자구계획 동의서 제출 시한(오는 30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 새 인수희망자가 등장하면서 노조가 더욱 강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지난 1월 금호타이어 차입금 1조3000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3월30일까지 노조가 해외매각과 구조조정에 동의한다는 서한을 제출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산은은 30일까지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갑자기 강경한 태도로 바뀐 것이 타이어뱅크 때문이라는 게 채권단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노조는 김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서를 내고 “타이어뱅크의 인수 의사를 환영한다”며 “산은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이날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지만, 노조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이 있는데 굳이 해외 업체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금호타이어 노조는 “타이어뱅크 외에도 국내 기업 두 곳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며 “법정관리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오는 30일 총파업도 벌인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이 시점에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해 헐값에 매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도병욱/정지은/대전=강태우 기자 dodo@hankyung.com
▶본지 3월27일자 A17면 참조
“해외기업 두 곳, 공동인수 제안”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일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의견을 들은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국 공장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는 게 맞다”며 인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타이어뱅크 판매망을 활용해 금호타이어 판매량을 즉각 늘리겠다” “금호타이어를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키우겠다” 등의 포부도 밝혔다.
인수자금 조달 방법을 묻는 말에는 “금호타이어를 공동으로 인수하자고 제안한 글로벌 기업이 두 곳이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인수를 제안한 기업들과 협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동인수를 제안한 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이 아니라는 것만 밝힐 수 있고 더 이상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어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고 회사를 담보로 제공해 자금을 차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타이어뱅크는 산은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고 기자회견 내용을 봐도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다”며 “이목을 끌기 위한 행보 같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더블스타가 6463억원을 투자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는데, 타이어뱅크가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16년 기준 타이어뱅크의 현금성 자산은 191억원에 불과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김 회장이 상장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조달할 수 있는 규모가 불투명하고 공동 인수에 나설 해외 투자자가 실제로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버틸 명분 줬다” 우려도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 탓에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권단이 정한 노조의 해외매각 및 자구계획 동의서 제출 시한(오는 30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 새 인수희망자가 등장하면서 노조가 더욱 강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은 지난 1월 금호타이어 차입금 1조3000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3월30일까지 노조가 해외매각과 구조조정에 동의한다는 서한을 제출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산은은 30일까지 노조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갑자기 강경한 태도로 바뀐 것이 타이어뱅크 때문이라는 게 채권단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노조는 김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서를 내고 “타이어뱅크의 인수 의사를 환영한다”며 “산은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이날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지만, 노조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이 있는데 굳이 해외 업체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금호타이어 노조는 “타이어뱅크 외에도 국내 기업 두 곳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며 “법정관리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오는 30일 총파업도 벌인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이 시점에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해 헐값에 매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도병욱/정지은/대전=강태우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