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추상화·네온아트… '눈 호강' 전시 줄잇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봄 화단에 이반 나바로·알렉스 카츠·사석원 등 잇단 개인전
봄 화단에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롯해 과학기술의 발달로 확산된 자유로운 사상, 디지털 경쟁 속 생활 풍속 등이 담긴 작품들이다. 미술에 관심 있지만 전시장을 자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겐 한꺼번에 ‘눈 호강’할 수 있는 기회다.
◆이성자, 이정지, 서승원의 추상 세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이성자 화백(1918~2009)의 회고전이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이 화백은 한국 근대 추상회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작가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홀로 프랑스로 떠난 뒤 반세기 가까이 그곳에서 활동하며 동서양의 사유 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작가는 평생 한국과 프랑스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극지로서 서로 대립하는 요소이자 조화를 이뤄야 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겼다. 국립현대술관은 유화·판화 등 127점과 아카이브(포스터, 드로잉, 목판, 모자이크, 도록)를 내걸어 그의 삶과 예술의 세계를 재조명한다. 전시는 7월29일까지.
국내 여성 작가로는 유일하게 단색조 작업을 이어온 이정지 화백(77)의 개인전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 마련됐다. 내달 14일까지 이어지는 이씨의 개인전에는 1980년대 미공개 작품 30여 점만 골라 걸었다. 캔버스 바탕에 갈색톤의 색을 바르고 칼로 긁기를 반복한 작품으로 기호나 문자를 조형적으로 풀어낸 게 특징이다. 작가는 “아주 왕성하던 40대에 진솔하게 작업한 작품들”이라며 “브라운은 우주적이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흙색이어서 마음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단색조 화풍을 구축한 서승원 화백(77)은 내달 29일까지 ‘도전과 침정의 반세기’를 테마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1963년 기하추상회화 그룹 ‘오리진(Origin)’을 창설한 그는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회화 작품부터 1970~1980년대 대표작을 두루 걸었다.
‘땡땡이 화가’로 잘 알려진 김용익 화백(71)의 개인전 ‘엔드리스 드로잉(Endless Drawing)’도 놓칠 수 없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다음달 22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40여 년간 완성한 드로잉 작업 40여 점을 소개한다.
30~40대 작가들의 탄탄한 화력을 보여주는 현대미술전도 놓칠 수 없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내달 1일까지 ‘회화’를 주제로 김수연 최수인 한진의 신선한 발상과 감성을 보여주고, 노화랑은 내달 11일 김동유 김덕기 윤병락 등 10명의 작품 100여 점을 모은 ‘내일의 작가, 행복한 꿈’전을 개막한다.
◆‘네온 아트의 떠오르는 별’ 이반 나바로
유명 해외 작가들의 전시회도 줄을 잇는다. 갤러리현대는 내달 22일부터 한 달간 네온과 형광등을 사용한 작품으로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칠레 작가 이반 나바로의 개인전을 연다. ‘네온 아트의 떠오르는 별’로 평가받는 그는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에서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09년엔 베니스 비엔날레 칠레관에서 전시를 여는 등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뮤지엄은 사실주의 인물화에 팝아트를 접목한 화풍을 개척한 미국 화가 알렉스 카츠(91)를 초대하고, 갤러리도올은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츠 브란드너, 더 그라운드갤러리는 독일 작가 에른스트 갬펄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흐름을 함께했던 민중미술 작가의 전시도 이어진다. 오는 5월 개관 30년을 맞는 학고재갤러리는 강요배 개인전을 연다. 고향 제주에 정착한 강요배는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아 4·3 연작을 비롯한 역사화를 총망라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이성자, 이정지, 서승원의 추상 세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이성자 화백(1918~2009)의 회고전이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이 화백은 한국 근대 추상회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작가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홀로 프랑스로 떠난 뒤 반세기 가까이 그곳에서 활동하며 동서양의 사유 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작가는 평생 한국과 프랑스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극지로서 서로 대립하는 요소이자 조화를 이뤄야 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겼다. 국립현대술관은 유화·판화 등 127점과 아카이브(포스터, 드로잉, 목판, 모자이크, 도록)를 내걸어 그의 삶과 예술의 세계를 재조명한다. 전시는 7월29일까지.
국내 여성 작가로는 유일하게 단색조 작업을 이어온 이정지 화백(77)의 개인전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 마련됐다. 내달 14일까지 이어지는 이씨의 개인전에는 1980년대 미공개 작품 30여 점만 골라 걸었다. 캔버스 바탕에 갈색톤의 색을 바르고 칼로 긁기를 반복한 작품으로 기호나 문자를 조형적으로 풀어낸 게 특징이다. 작가는 “아주 왕성하던 40대에 진솔하게 작업한 작품들”이라며 “브라운은 우주적이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흙색이어서 마음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단색조 화풍을 구축한 서승원 화백(77)은 내달 29일까지 ‘도전과 침정의 반세기’를 테마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1963년 기하추상회화 그룹 ‘오리진(Origin)’을 창설한 그는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회화 작품부터 1970~1980년대 대표작을 두루 걸었다.
‘땡땡이 화가’로 잘 알려진 김용익 화백(71)의 개인전 ‘엔드리스 드로잉(Endless Drawing)’도 놓칠 수 없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다음달 22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40여 년간 완성한 드로잉 작업 40여 점을 소개한다.
30~40대 작가들의 탄탄한 화력을 보여주는 현대미술전도 놓칠 수 없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내달 1일까지 ‘회화’를 주제로 김수연 최수인 한진의 신선한 발상과 감성을 보여주고, 노화랑은 내달 11일 김동유 김덕기 윤병락 등 10명의 작품 100여 점을 모은 ‘내일의 작가, 행복한 꿈’전을 개막한다.
◆‘네온 아트의 떠오르는 별’ 이반 나바로
유명 해외 작가들의 전시회도 줄을 잇는다. 갤러리현대는 내달 22일부터 한 달간 네온과 형광등을 사용한 작품으로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칠레 작가 이반 나바로의 개인전을 연다. ‘네온 아트의 떠오르는 별’로 평가받는 그는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에서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09년엔 베니스 비엔날레 칠레관에서 전시를 여는 등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뮤지엄은 사실주의 인물화에 팝아트를 접목한 화풍을 개척한 미국 화가 알렉스 카츠(91)를 초대하고, 갤러리도올은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츠 브란드너, 더 그라운드갤러리는 독일 작가 에른스트 갬펄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흐름을 함께했던 민중미술 작가의 전시도 이어진다. 오는 5월 개관 30년을 맞는 학고재갤러리는 강요배 개인전을 연다. 고향 제주에 정착한 강요배는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아 4·3 연작을 비롯한 역사화를 총망라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