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수출 21%는 외투기업 몫… 더 많은 투자 유치할 것"
“한국은 외국계 기업의 중요한 터전입니다. 한국 수출액의 21%를 외국 투자 기업이 맡고 있어요.”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회장(사진)이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외국계 기업 역시 국내 기업 못지않게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임으로 외국기업협회 회장직(임기 1년)을 맡기로 했다. 외국기업협회는 국내에 진출한 1만7000여 개 외국인 투자 기업을 대표해 국내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다. 1978년 정부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창립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올해 이 회장의 목표는 외국계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한국 사회에 알리는 것이다. 이 회장은 “통상 외국계 기업을 떠올리면 한국에 ‘물건 팔러 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작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 경제에서 전체 수출액의 21%, 고용의 6%, 매출의 12%가 외국계 업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본사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끌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외투 기업이 본사에서 받는 투자액은 연간 300억달러 규모다. 이 회장은 투자를 늘리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외국계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KOTRA 등과 협력해 일자리 박람회를 열고 외국계 기업의 고용 활동을 알릴 방침”이라며 “경희대 인하대 등에서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 특강을 열어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국계 기업을 홍보하는 기회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기업 중 약 1500개 기업만 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협회 힘이 커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한국에는 고학력 인재가 많은 만큼 외국계 기업에 분명 매력적인 곳”이라며 “외국계 기업이 한국 경제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협회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이 처한 특수안보 상황 때문이다. 남북 관계가 틀어질 때마다 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 그는 “외국 사람은 언제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수 있다고 여긴다”며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