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하면서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도 남북정상회담 보름 앞두고 訪中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중국을 찾아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다. 김정일의 첫 중국 방문은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보름가량 앞두고 이뤄졌다.

김정일은 2000년 5월2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김정일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설명하는 등 사전 의견 조율을 거쳤다. 당시 회담은 북·중 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북·중은 밀월 관계를 이어갔다. 김정일은 2001년 1월 중국을 방문,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를 찾아 도시건설계획 전시관, 제너럴모터스 공장 등 경제 관련 시설을 돌아봤다. 이후 김정일은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내렸다.

김정일은 북핵 문제가 불거진 2004년에도 중국을 방문해 우호 관계를 과시하며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경색됐던 시기에도 북·중 우호 관계는 계속됐다. 그는 2010년 5월 베이징과 단둥, 다롄 지역의 산업 시설을 방문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지린, 창춘, 하얼빈 등의 도시를 돌며 중국의 기계 제조와 교통, 화학공업 시설 등을 시찰했다.

김정일은 또 9개월 뒤인 2011년 5월에 하얼빈을 거쳐 창춘과 지린 등 동북 지역을 둘러보며 북·중 간 경제 협력을 논의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엔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나 북·중 관계는 다소 소원해진 상태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가 나빠진 영향이 컸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