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맞장구, "친형제 같은 정" 언급하며 북중관계 강조
냉랭했던 북중, '전통적 친선' 강조… 김정은 "숭고한 의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회담이 이뤄진 가운데 양측이 가볍지 않은 수사로 전통적 친선관계를 강조하며 우의 복원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연회 연설에서 "나의 첫 외국 방문의 발걸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가 된 것은 너무도 마땅한 것"이라며 "이는 조중(북중) 친선을 대를 이어 목숨처럼 귀중히 여기고 이어나가야 할 나의 숭고한 의무로도 된다"고 밝혔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전했다.

이어 "이번 계기를 통해 조중 두 나라 선대 영도자들께서 물려주신 고귀한 유산이며 공동의 재부인 조중 친선의 귀중함을 다시금 되새겨보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도 연회 연설에서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당,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친히 마련하고 품을 들여 키우신 것"이라며 "노세대 영도자들께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기나긴 세월에 친형제와 같은 정을 나누시고 서로 진심으로 대하셨으며 두터운 동지애와 우정, 형제적 정을 맺으시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아버지 습중훈(시중쉰·習仲勳) 동지께서도 생전에 조선 영도자들께서 중국을 방문하셨을 때 여러 차례나 영접하셨으며 김일성 주석 동지, 김정일 총비서 동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혁명 원로인 시중쉰 전 부총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또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회담'을 했다며 "우리는 전통적인 중조 친선을 계승하고 빛내어 나가는 것은 쌍방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쌍방의 공동의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데 대하여 합의를 보았다"고 연설에서 언급했다.

북한과 중국은 6·25전쟁 이후 '혈맹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이처럼 최고지도자가 직접 '목숨처럼 귀중한 숭고한 의무'나 부친의 이름을 거론하며 전통적 관계를 강조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거듭하고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간 냉각기가 이어져 온 것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강한 어조로 협력 관계를 강조한 셈이다.

나아가 최근 북핵 문제 해법 마련을 위한 주변국의 외교 행보가 가속하는 가운데 북중 지도자가 우호관계를 재확인한 것은 향후 양국의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함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의미가 있으면서 진정성도 담긴 표현이 아닌가 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나름대로 보였기 때문에 시 주석이 환대하는 취지의 언급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략적 소통을 통해 북중관계가 상당 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