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충분?"… 서울, 멸실 반영한 '순공급량'은 10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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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의원, 투기 탓이라는 정부 주장 정면 반박
지난해 1만4491가구 그쳐… 강남권은 '마이너스'
올해 이주 11% 늘어 "집값 불안 장기화 가능성"
지난해 1만4491가구 그쳐… 강남권은 '마이너스'
올해 이주 11% 늘어 "집값 불안 장기화 가능성"
지난해와 올해 서울 주택 순증 물량이 10년 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선 주택 수가 거꾸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순증 물량은 신규 입주 물량에서 멸실 물량을 뺀 수치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은 “정부는 그동안 멸실주택은 고려하지 않고 신규 입주 물량 통계만 내세워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며 “순증 물량이 필요한 주택의 절반에 불과해 서울 집값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멸실 고려하면 서울 주택공급 부족
한국경제신문이 28일 김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 주택공급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순증분은 2만1424가구였다. 2016년(4만6370가구)은 물론 2011~2015년(4만~5만200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 중 아파트 순증분은 1만4491가구로,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권은 새로 준공된 주택보다 철거 등으로 멸실된 주택이 더 많은 ‘마이너스’ 공급 지역으로 드러났다. 강남구는 2016년(-776가구), 2017년(-809가구) 2년 연속 주택 수가 줄었다. 준공된 주택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주·철거 등으로 멸실된 주택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송파구도 지난해 8490가구가 멸실되고 6204가구가 준공돼 총 2286가구가 줄어 자치구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송파구 주택 가격은 9.34% 올라 자치구 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강동구(-1108가구)는 물론 강북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마포구(-107가구), 동대문구(-1117가구) 등도 지난해 주택이 줄었다. ◆올해도 이주 물량 많아 불안 잠복
올해도 서울의 주택 순증분은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이주예정 물량은 3만1485가구로 지난해 이주 물량(2만8383가구)보다 약 11% 증가한다. 이주 단계에 들어가면 사실상 ‘빈집’이어서 연말에 집계될 최종 멸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강남구는 지난해(3519가구)의 두 배가량인 7024가구가 올해 이주할 전망이다. 개포주공1단지(4806가구)가 내달쯤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뒤 이주 절차에 들어간다.
서초구도 올해 7524가구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2654가구)의 약 3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최근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오는 7월로 결정된 신반포3차·경남(2673가구)과 9월로 정해진 방배13구역(2911가구) 등에서 이주를 앞두고 있다. 송파구(3061가구), 동대문구(4090가구), 강북구(1114가구) 등도 올해 이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구별로 1700~2700가구씩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올해 서울의 준공 물량(7만 가구)에서 이주 물량과 일반 주택의 철거 물량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실질적인 준공 물량은 많아야 3만여 가구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이주 물량은 관리처분인가 시기 조정 등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이주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원인 진단부터 잘못”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 등을 내놓으면서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수요 탓에 강남 등 서울 집값이 급등했다”며 규제를 쏟아냈다. 하지만 원인 진단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평균 주택공급량은 7만1906가구였다. 지난해 주택공급량은 7만784가구(아파트 약 3만 가구), 올해 예상치는 7만2000가구(아파트 약 3만9000가구) 등이다. 하지만 이는 멸실 통계를 반영하지 않고 입주 물량만을 고려한 수치다. 멸실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의 순증 물량은 적정 물량(5만 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그동안 입주 물량 통계치를 기반으로 공급이 충분하다고 공언해왔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고 수요억제 일변도의 정책만 펼친 것이다. 김 의원은 “입주 물량과 멸실 물량을 함께 고려해야 실질적이고 정확한 수요 공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정부가 반쪽짜리 통계를 근거로 각종 규제 방안을 쏟아내면서 되레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선/조수영 기자 leeway@hankyung.com
◆멸실 고려하면 서울 주택공급 부족
한국경제신문이 28일 김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서울 주택공급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순증분은 2만1424가구였다. 2016년(4만6370가구)은 물론 2011~2015년(4만~5만200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 중 아파트 순증분은 1만4491가구로,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권은 새로 준공된 주택보다 철거 등으로 멸실된 주택이 더 많은 ‘마이너스’ 공급 지역으로 드러났다. 강남구는 2016년(-776가구), 2017년(-809가구) 2년 연속 주택 수가 줄었다. 준공된 주택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주·철거 등으로 멸실된 주택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송파구도 지난해 8490가구가 멸실되고 6204가구가 준공돼 총 2286가구가 줄어 자치구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송파구 주택 가격은 9.34% 올라 자치구 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강동구(-1108가구)는 물론 강북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마포구(-107가구), 동대문구(-1117가구) 등도 지난해 주택이 줄었다. ◆올해도 이주 물량 많아 불안 잠복
올해도 서울의 주택 순증분은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이주예정 물량은 3만1485가구로 지난해 이주 물량(2만8383가구)보다 약 11% 증가한다. 이주 단계에 들어가면 사실상 ‘빈집’이어서 연말에 집계될 최종 멸실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강남구는 지난해(3519가구)의 두 배가량인 7024가구가 올해 이주할 전망이다. 개포주공1단지(4806가구)가 내달쯤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뒤 이주 절차에 들어간다.
서초구도 올해 7524가구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2654가구)의 약 3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최근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관리처분인가 시기가 오는 7월로 결정된 신반포3차·경남(2673가구)과 9월로 정해진 방배13구역(2911가구) 등에서 이주를 앞두고 있다. 송파구(3061가구), 동대문구(4090가구), 강북구(1114가구) 등도 올해 이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구별로 1700~2700가구씩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올해 서울의 준공 물량(7만 가구)에서 이주 물량과 일반 주택의 철거 물량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실질적인 준공 물량은 많아야 3만여 가구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이주 물량은 관리처분인가 시기 조정 등을 감안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이주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원인 진단부터 잘못”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 등을 내놓으면서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수요 탓에 강남 등 서울 집값이 급등했다”며 규제를 쏟아냈다. 하지만 원인 진단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평균 주택공급량은 7만1906가구였다. 지난해 주택공급량은 7만784가구(아파트 약 3만 가구), 올해 예상치는 7만2000가구(아파트 약 3만9000가구) 등이다. 하지만 이는 멸실 통계를 반영하지 않고 입주 물량만을 고려한 수치다. 멸실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의 순증 물량은 적정 물량(5만 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그동안 입주 물량 통계치를 기반으로 공급이 충분하다고 공언해왔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고 수요억제 일변도의 정책만 펼친 것이다. 김 의원은 “입주 물량과 멸실 물량을 함께 고려해야 실질적이고 정확한 수요 공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정부가 반쪽짜리 통계를 근거로 각종 규제 방안을 쏟아내면서 되레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선/조수영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