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의 부인인 이설주(가운데)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양위안자이에 마련된 오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의 부인인 이설주(가운데)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양위안자이에 마련된 오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에는 부인 이설주를 포함해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핵심 실세들이 총출동했다. 북한 외교·통일 분야 최고 실세들이 대거 동행해 4월 남북, 5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과 사전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의 방중에 이설주가 동행했으며, 최용해 박광호 이수용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조용원 김성남 김병호 당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전했다.

최용해는 지난해 10월 간부 인사권과 통제·검열권 등을 모두 거머쥔 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된 명실상부한 북한의 2인자다. 그는 2013년 5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했다. 2015년 9월에도 중국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찾았다. 박광호는 지난해 10월 조직지도부와 함께 노동당의 양대 부서로 불리는 선전선동부 부장으로 임명된 뒤 당 부위원장, 당 정치국 위원 등으로 일약 승진했다.

김정은의 방중에는 북한의 외교, 국방 수장인 이수용, 김영철도 동행했다. 이수용은 2016년 5월부터 북한 외교 총사령탑이고, 김영철은 군 정찰총국장을 거쳐 현재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다. 김영철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고위급대표단장을 맡았고 김정은의 남한 특별사절대표단 면담에도 배석했다.

북한 외교 실무를 관장하고 있는 이용호도 함께 방중했다. 그는 외무성에서 핵·군축 분야를 담당하며 그간 미국과의 협상에 관여해왔다. 이들 세 사람은 김정은과 시 주석 간 북·중 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김정은의 현장 시찰을 거의 매번 수행해 ‘김정은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노동신문사 책임주필인 김병호도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은의 방중에 이설주가 등장한 것은 단연 세간의 화제였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외국을 방문할 때 부인이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설주는 북·중 정상회담은 물론 시 주석,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환영연회에 참석하고 공연도 관람하는 등 김정은과 일정을 같이했다. 양위안자이에서 열린 오찬에도 참석해 북한 퍼스트레이디로서의 내조 외교를 펼쳤다.

이설주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외국 국가들과 같은 방식으로 부인을 동행시켜 북한 정권도 조직과 질서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이 자리를 비운 기간 김여정이 북한 전반을 관리했을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