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한국조폐공사] 화폐 위·변조 막는 기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산 짝퉁 홍삼·화장품 잡아낸다
수출기업 브랜드 지킴이로
라벨 등 복사땐 'Copy' 문자 인쇄
정품인증 기술로 한류제품 보호
공인시험·공공조달·방위산업 등
시험성적서에도 적용… 조작 차단
신기술 민간에 개방
휴대폰으로 이력 추적하는 필름 등
다양한 분야 557건 지식재산권 보유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기술 전수
수출기업 브랜드 지킴이로
라벨 등 복사땐 'Copy' 문자 인쇄
정품인증 기술로 한류제품 보호
공인시험·공공조달·방위산업 등
시험성적서에도 적용… 조작 차단
신기술 민간에 개방
휴대폰으로 이력 추적하는 필름 등
다양한 분야 557건 지식재산권 보유
중소·중견 협력업체에 기술 전수
한국조폐공사는 첨단 위변조 방지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고 있다. ‘가짜’의 유통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되는 화폐 제조과정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축적했다. 5만원권 지폐에 적용된 위변조 방지 요소는 22가지에 달한다. 캐나다 달러화(100달러 18가지), 유로화(100유로 21가지), 일본 엔화(5000엔 14가지) 등 선진국 지폐보다도 많다. 조폐공사는 이런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해 ‘정품인증’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협력업체들과 동반성장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 보호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짝퉁’ 상품이다. 가짜 브랜드를 달고 버젓이 판매하는 현지 기업들이 적지 않다. 조폐공사는 자체 개발한 정품인증 및 브랜드 가치 보호 기술을 활용, 이런 수출기업들을 돕고 있다.
세계 40여 개국에 홍삼제품을 수출하는 한국인삼공사는 조폐공사와 ‘정관장’ 정품인증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인삼공사는 천삼 양삼 지삼 등 ‘정관장’ 브랜드의 홍삼 제품 포장지를 조폐공사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포장지엔 화폐 제조에 적용하는 은화(water mark)가 숨겨져 있다.
은화는 종이를 밝은 빛에 비쳐보면 드러나는 도안이나 글씨 등의 무늬다. 소비자들은 포장지에 숨겨진 ‘KOREAN RED GINSENG’ ‘정관장(正官庄)’ ‘고려삼(高麗蔘)’ 등의 은화를 확인해 간편하게 진품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은화가 보이지 않으면 가짜다.
또 이 포장지는 복사방해패턴 보안용지로 만들어져 짝퉁 업체들이 포장지를 복사해 활용하려 하면 복사본에 ‘Copy’라는 문자가 인쇄된다. 조폐공사는 2019년까지 46종 620여만 장의 위변조 방지 포장지를 인삼공사에 공급한다.
‘A.H.C’ 브랜드로 유명한 화장품업체인 카버코리아, 손톱깎이를 생산하는 쓰리쎄븐, 화학업체인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 홀로그램 보안필름업체인 3SMK 등도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력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마스크팩 아이크림 토너 등의 제품에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 90여 개국에 손톱깎이를 수출하고 있는 쓰리쎄븐은 불법 복제품을 막기 위해 각도에 따라 ‘777’ 브랜드와 태극 문양이 선택적으로 보이는 조폐공사의 잠상기술을 도입했다.
특산물, 시험성적서에도 적용
국내 참외 산지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은 최근 조폐공사로부터 참외 위조 방지 라벨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역특산물에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이 적용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성주에서 생산되는 참외의 포장박스에는 조폐공사가 만든 보안라벨이 부착돼 성주산임을 증명하게 된다. 성주군은 이번 계약으로 원산지 도용 농산물을 근절해 군내 농민들의 수익을 보호하고, 성주 참외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복사방해패턴 기술은 각종 공인 시험성적서에도 적용된다. 원전 부품, 공공조달물자, 방위산업 등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대규모 납품비리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조폐공사가 제조하는 보안용지는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조폐공사 보안용지는 정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기관에서 도입한 후 서울시 전라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KEB하나은행 등 민간기업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총 264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조폐공사 보안기술이 적용된 시험성적서를 사용 중이다.
조폐공사는 사내벤처를 통해 가짜 휘발유 판별용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만든 판별용지에 휘발유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2분 이내에 가짜 휘발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조폐공사는 교통안전공단과 손잡고 서울 강남·성산·노원, 부산 해운대, 인천, 대전 등 전국 25개 자동차검사소에서 판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기술 나눠 동반성장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 고도화는 산하 기술연구원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는 기술연구원은 조폐공사의 미래를 여는 각종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2017년 말 현재 557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연구원은 플라스틱 재질의 카드나 패키지 표면에 미세선 및 미세문자를 구현해 불법복제를 막는 ‘도드라인(DoDㆍLine) 브랜드 보호기술’, 입체적인 느낌의 이미지 변환 효과로 다양한 시각 효과를 구현하고 스마트폰으로 이력 추적까지 가능한 ‘스마트 입체필름’(IntroView� T&T) 등을 개발했다. 이들 정품인증 기술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류, 약품, 식품,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조폐공사는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개방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2014년부터 매년 ‘신기술 나눔 설명회’를 열어 기술을 공개한다. 협력업체들은 조폐공사로부터 관련 기술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최재희 조폐공사 보안제품사업단장은 “올해에는 지역특산물 인증용 보안제품 보급을 확대해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농어민의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 보호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짝퉁’ 상품이다. 가짜 브랜드를 달고 버젓이 판매하는 현지 기업들이 적지 않다. 조폐공사는 자체 개발한 정품인증 및 브랜드 가치 보호 기술을 활용, 이런 수출기업들을 돕고 있다.
세계 40여 개국에 홍삼제품을 수출하는 한국인삼공사는 조폐공사와 ‘정관장’ 정품인증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인삼공사는 천삼 양삼 지삼 등 ‘정관장’ 브랜드의 홍삼 제품 포장지를 조폐공사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포장지엔 화폐 제조에 적용하는 은화(water mark)가 숨겨져 있다.
은화는 종이를 밝은 빛에 비쳐보면 드러나는 도안이나 글씨 등의 무늬다. 소비자들은 포장지에 숨겨진 ‘KOREAN RED GINSENG’ ‘정관장(正官庄)’ ‘고려삼(高麗蔘)’ 등의 은화를 확인해 간편하게 진품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은화가 보이지 않으면 가짜다.
또 이 포장지는 복사방해패턴 보안용지로 만들어져 짝퉁 업체들이 포장지를 복사해 활용하려 하면 복사본에 ‘Copy’라는 문자가 인쇄된다. 조폐공사는 2019년까지 46종 620여만 장의 위변조 방지 포장지를 인삼공사에 공급한다.
‘A.H.C’ 브랜드로 유명한 화장품업체인 카버코리아, 손톱깎이를 생산하는 쓰리쎄븐, 화학업체인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 홀로그램 보안필름업체인 3SMK 등도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력을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마스크팩 아이크림 토너 등의 제품에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 90여 개국에 손톱깎이를 수출하고 있는 쓰리쎄븐은 불법 복제품을 막기 위해 각도에 따라 ‘777’ 브랜드와 태극 문양이 선택적으로 보이는 조폐공사의 잠상기술을 도입했다.
특산물, 시험성적서에도 적용
국내 참외 산지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은 최근 조폐공사로부터 참외 위조 방지 라벨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역특산물에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이 적용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성주에서 생산되는 참외의 포장박스에는 조폐공사가 만든 보안라벨이 부착돼 성주산임을 증명하게 된다. 성주군은 이번 계약으로 원산지 도용 농산물을 근절해 군내 농민들의 수익을 보호하고, 성주 참외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복사방해패턴 기술은 각종 공인 시험성적서에도 적용된다. 원전 부품, 공공조달물자, 방위산업 등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대규모 납품비리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조폐공사가 제조하는 보안용지는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조폐공사 보안용지는 정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기관에서 도입한 후 서울시 전라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KEB하나은행 등 민간기업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총 264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조폐공사 보안기술이 적용된 시험성적서를 사용 중이다.
조폐공사는 사내벤처를 통해 가짜 휘발유 판별용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만든 판별용지에 휘발유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2분 이내에 가짜 휘발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조폐공사는 교통안전공단과 손잡고 서울 강남·성산·노원, 부산 해운대, 인천, 대전 등 전국 25개 자동차검사소에서 판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기술 나눠 동반성장
조폐공사의 위변조 방지 기술 고도화는 산하 기술연구원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는 기술연구원은 조폐공사의 미래를 여는 각종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2017년 말 현재 557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연구원은 플라스틱 재질의 카드나 패키지 표면에 미세선 및 미세문자를 구현해 불법복제를 막는 ‘도드라인(DoDㆍLine) 브랜드 보호기술’, 입체적인 느낌의 이미지 변환 효과로 다양한 시각 효과를 구현하고 스마트폰으로 이력 추적까지 가능한 ‘스마트 입체필름’(IntroView� T&T) 등을 개발했다. 이들 정품인증 기술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류, 약품, 식품,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조폐공사는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개방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2014년부터 매년 ‘신기술 나눔 설명회’를 열어 기술을 공개한다. 협력업체들은 조폐공사로부터 관련 기술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최재희 조폐공사 보안제품사업단장은 “올해에는 지역특산물 인증용 보안제품 보급을 확대해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농어민의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