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가 작년 창사 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 맥주 공세로 국내 맥주 인기가 떨어지자 병과 캔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29일 삼광글라스의 병과 캔 등 재고자산 처리 문제로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냈다. 한국거래소는 삼광글라스의 주식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수입맥주 공세 "병이 안팔려"… 삼광글라스 창사 첫 영업적자
삼광글라스는 작년 매출 3205억원과 1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창사 후 첫 영업손실이다. 삼광글라스는 실적 악화에 대해 “재고비용 증가로 매출원가가 상승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병과 캔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삼광글라스 매출의 60% 이상은 하이트진로 등 국내 업체에 대한 판매에서 일어난다. 지난해 수입 맥주 판매가 급증하고, 국산 맥주 판매가 감소한 것이 병과 캔 판매 급감으로 이어졌다.

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 판매도 좋지 않았다. 글라스락은 한때 국내 유리밀폐용기 시장의 약 80%를 점유했으나 최근 플라스틱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져 판매가 줄었다. 삼광글라스의 유리 식기 매출은 2014년 970억원에서 2016년 870억원으로 감소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삼광글라스가 172억원 규모의 재고자산을 폐기하고 매출원가로 인식했는데 이 부문 회계처리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광글라스는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 해외 수출을 늘리고 반려동물용 식기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미국 유럽 등에서 수출 성과가 있었다”며 “각국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