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노원 초등생, 고교생의 절반… '교육 특구' 지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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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지역별 학생 인구
10년 뒤 고3 학생수 전망해보니
힘 빠지는 강남구·노원구
'대치동 전세민' 교육 수요 감소
강남구 고3>고1 학생수 역전
아파트 노후화·교통 불편
상계동 학원사거리 공실률↑
종로·중구 초등생 70% 급감
동작·마포·서대문구는 '양호'
10년 뒤 고3 학생수 전망해보니
힘 빠지는 강남구·노원구
'대치동 전세민' 교육 수요 감소
강남구 고3>고1 학생수 역전
아파트 노후화·교통 불편
상계동 학원사거리 공실률↑
종로·중구 초등생 70% 급감
동작·마포·서대문구는 '양호'
도시의 성장과 교육 수요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대치동 등 서울 강남구를 비롯해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같은 곳이 대표적인 사례다. 1980년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젊은 부부들이 대거 이주했다. 옛 도심에서 이전한 명문 중·고교를 기반으로 학교와 학원이 밀집하면서 이들 지역은 ‘교육 1번지’로서 성장의 역사를 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추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노원·양천구의 초등학생 수가 고교생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서울의 다른 구(區)나 지방 도시들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크다. 외부 유입이 큰 폭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약 10년 뒤 이들 지역의 고교는 학생 수 감소로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교육 특구’ 지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높은 집값이 가로막은 인구 유입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한국경제신문이 교육통계를 기반으로 전국 시·군·구별 초·중·고 학생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노원·강남·종로·강서·양천구가 학생인구(초1~고3) ‘절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 고교 졸업생 대비 현재 초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가장 적은 순서다. 노원구는 4661명 줄어 감소율이 52.1%를 나타냈다. 강남구는 4517명이 감소(-54.8%)해 2위를 기록했다.
강남구만 놓고 보면 최근의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교육 인프라를 잘 갖춰 놓은 덕분에 초등생이 적더라도 중1, 고1 등 상위 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2008년만 해도 강남구의 고1 학생 수는 9114명으로 고3(8535명)을 웃돌 정도였다. 2016년에도 고3과 고1 학생 수는 각각 8168명, 8112명이었다. 그러다 작년엔 고1이 6800명으로 고3 대비 1500명가량 적어졌다. 올해 강남구 고3과 고1의 학생 수 격차는 2869명으로 더 커졌다. 강남의 한 학교 교장은 “강남구 대부분의 학교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민(대치동 전세민)’ 등 교육 수요로 외부에서 들어온 인구가 감소한 것을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강남 집값이 급등해 전세를 구하기도 힘들어질 정도로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인구 유입 효과가 차단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남구가 ‘학생 절벽’에 처한 요인 중 하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성적 우수 학생이 몰려 있는 강남의 고교에서 경쟁하다간 수시 전형에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송파구 등 인근으로 이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생 급감한 종로구
노원구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젊은 부부들이 들어올 만한 요인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부동산 전문가인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구는 교육 외에도 각종 고급 생활 인프라가 축적돼 있고, 대한민국 교육 1등이라는 상징성도 여전하다”며 “이에 비해 노원구는 주거단지가 노후화되기 시작했고, 교통도 불편해 인구 유입 요인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노원구는 1980년대 강남 개발과 함께 조성된 30여 년 전 ‘신도시’다. 임대 아파트가 많고, 소형 평수 위주라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양 소장은 “노원 상계동 학원 사거리 상가에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학군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노원구 인근에 있는 종로학원 성북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 절벽’의 위험을 벗어난 지역으로는 동작·마포·서대문구 등이 꼽혔다. 현 초3 학생이 올해 고교 졸업생보다 많은 곳이다. 주거지역을 직장과 가까운 곳에 두려는 젊은 부부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 집값이 너무 비싸 차선으로 택하게 됐다는 점도 설명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이들 구(區)엔 아직 학원가가 형성돼 있지 않고, 학생 수 절대 규모도 작은 편(고교 졸업생 2000명대)이어서 교육 특구로 성장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율로는 종로구(-76.4%)가 서울은 물론 전국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올 2월 고교 졸업생이 3688명이었으나 현 초3 학생은 871명에 불과하다. 중구도 마찬가지다. 감소율이 66.9%다. 두 지역은 서울의 옛 도심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종로구와 중구에 있는 고교들은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추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강남·노원·양천구의 초등학생 수가 고교생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서울의 다른 구(區)나 지방 도시들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크다. 외부 유입이 큰 폭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약 10년 뒤 이들 지역의 고교는 학생 수 감소로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교육 특구’ 지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높은 집값이 가로막은 인구 유입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한국경제신문이 교육통계를 기반으로 전국 시·군·구별 초·중·고 학생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노원·강남·종로·강서·양천구가 학생인구(초1~고3) ‘절벽’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 고교 졸업생 대비 현재 초등학교 3학년 학생 수가 가장 적은 순서다. 노원구는 4661명 줄어 감소율이 52.1%를 나타냈다. 강남구는 4517명이 감소(-54.8%)해 2위를 기록했다.
강남구만 놓고 보면 최근의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교육 인프라를 잘 갖춰 놓은 덕분에 초등생이 적더라도 중1, 고1 등 상위 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2008년만 해도 강남구의 고1 학생 수는 9114명으로 고3(8535명)을 웃돌 정도였다. 2016년에도 고3과 고1 학생 수는 각각 8168명, 8112명이었다. 그러다 작년엔 고1이 6800명으로 고3 대비 1500명가량 적어졌다. 올해 강남구 고3과 고1의 학생 수 격차는 2869명으로 더 커졌다. 강남의 한 학교 교장은 “강남구 대부분의 학교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민(대치동 전세민)’ 등 교육 수요로 외부에서 들어온 인구가 감소한 것을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강남 집값이 급등해 전세를 구하기도 힘들어질 정도로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인구 유입 효과가 차단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남구가 ‘학생 절벽’에 처한 요인 중 하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성적 우수 학생이 몰려 있는 강남의 고교에서 경쟁하다간 수시 전형에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송파구 등 인근으로 이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생 급감한 종로구
노원구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젊은 부부들이 들어올 만한 요인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부동산 전문가인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구는 교육 외에도 각종 고급 생활 인프라가 축적돼 있고, 대한민국 교육 1등이라는 상징성도 여전하다”며 “이에 비해 노원구는 주거단지가 노후화되기 시작했고, 교통도 불편해 인구 유입 요인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노원구는 1980년대 강남 개발과 함께 조성된 30여 년 전 ‘신도시’다. 임대 아파트가 많고, 소형 평수 위주라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양 소장은 “노원 상계동 학원 사거리 상가에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학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학군이 무너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노원구 인근에 있는 종로학원 성북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 절벽’의 위험을 벗어난 지역으로는 동작·마포·서대문구 등이 꼽혔다. 현 초3 학생이 올해 고교 졸업생보다 많은 곳이다. 주거지역을 직장과 가까운 곳에 두려는 젊은 부부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 집값이 너무 비싸 차선으로 택하게 됐다는 점도 설명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이들 구(區)엔 아직 학원가가 형성돼 있지 않고, 학생 수 절대 규모도 작은 편(고교 졸업생 2000명대)이어서 교육 특구로 성장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율로는 종로구(-76.4%)가 서울은 물론 전국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올 2월 고교 졸업생이 3688명이었으나 현 초3 학생은 871명에 불과하다. 중구도 마찬가지다. 감소율이 66.9%다. 두 지역은 서울의 옛 도심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종로구와 중구에 있는 고교들은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