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초·중·고교생 감소현상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고교서열화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어서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가 거론되고, 대학 입시에서는 갈수록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각 학교에서 평가하는 내신 성적이 중시되고 있다.

서울교육청 등 일선 교육청은 최근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와 일반고의 입시를 같은 시기에 치르는 내용의 2019학년도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전기 선발’을 통해 일반고 ‘후기 선발’보다 앞서 우수 학생들을 선점했다. 이 같은 구분이 올해 중학교 3학년이 치를 고교 입시부터는 사라진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현재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자사고 입시”라며 “이들 학교가 사라지면 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위축된 강남권 학원가에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입에서 수능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학교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도 ‘탈(脫)강남’을 부추기고 있다. 2019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196개 4년제 대학교의 수시 비중은 76.2%다.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과거에는 강남권 고교에서 꼴찌를 해도 수능 성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폐지되면 내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교육부는 최근 각 대학에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