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 금호타이어 구세주 될까… '먹튀' 우려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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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와 청산의 벼랑 끝에서 결국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라는 중국 타이어 제조업체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측과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인수하게 되면 금호타이어 유동성 개선은 물론 사업 시너지, 중국 사업 부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용 보장 기간인 3년 뒤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후 이익을 남기고 매각하는 전형적 '먹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히 남아있다.
◇ 6천463억원 금호타이어 운영자금으로…2천억원 신규대출도
우선 자금난 측면에서 더블스타는 분명히 금호타이어의 '구세주'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총 채무는 2조4천억원에 이르고, 당장 2일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 270억원을 해결할 여력조차 없는 상태다.
하지만 노조가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더블스타 매각에 동의하면, 조만간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를 통해 45%의 지분을 주당 5천원에 사들인다.
이 지분 매각 대금 6천463억원은 고스란히 금호타이어로 유입돼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지난해 3월 채권단이 같은 더블스타에 자신들의 지분을 9천549억원에 파는 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된 적이 있는데,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매각 대상은 같더라도 두 거래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처럼 채권단 주식을 더블스타가 가져가면 매각 대금이 모두 채권단으로 흘러들어 가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더블스타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는 대금이 금호타이어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 뿐 아니라 앞서 채권단이 약속한 대로라면, 더블스타로의 매각과 동시에 채권단도 이에 맞춰 2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수혈해주고, 기존 채무의 금리도 낮추며 만기를 연장해준다.
금호타이어로서는 유동성 측면에서 확실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주력 제품 달라 시너지…'2025년 세계 5위' 기대까지
사업상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다는 게 금호타이어 사측과 채권단의 주장이다.
2016년 매출액 기준으로 더블스타는 세계 타이어 업계에서 23위권(점유율 0.7%) 업체로, 14위 금호타이어(1.6%)와 큰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인수되면,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과 생산 능력·기술 공유 등을 통해 곧 세계 10위권(연 더블스타 2천200만본, 금호타이어 5천400만본 생산)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더블스타는 '2025년 글로벌 5위' 목표까지 언급할 정도다.
강점을 가진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중복 투자 우려도 많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주로 PCR(승용차용 타이어) 부문에, 더블스타는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부문에 주력하는 업체다.
가격대와 품질 측면에서도 금호타이어가 중상급(mid-high) 제품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더블스타의 경우 중하급(mid-low) 제품이 강하다.
중국 현지 업체와 손을 잡는 만큼, 사실상 금호타이어 위기의 '발화 지점'인 중국 사업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만 따지면, 더블스타는 5위(2016년 매출 기준 점유율 5.6%) 업체다.
특히 TBR 판매량은 '톱(상위)3' 안에 들 정도로 막강하다.
더구나 더블스타의 중국 내 판매 영업망(약 4천500개)을 즉시 활용할 수도 있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이 더블스타 계열로 편입된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유동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 쌍용차 버린 상하이차 '트라우마'…기술이전·인력 구조조정 후 공장 폐쇄 우려도
하지만 막판까지 노조가 해외 매각에 반대한 사실에서 짐작하듯,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더블스타에 인수되는 게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력을 키운 더블스타가 수년 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충분히 회수하고 국내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당시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간 거의 국내 투자를 하지 않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완전히 다 팔 때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투자 조건을 달리 말하면, 5년 뒤에는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있는 한 더블스타가 국내 타이어 공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더블스타가 중국 공장만 키우고 노조가 강한 국내 공장에서는 추가 투자 없이 구조조정만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칭다오(靑島)와 시안(西安)에 공장을 둔 더블스타는 중국 정부의 공장 건립 제한 정책에 막혀 신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중국에서 난징(南京)·톈진(天津)·창춘(長春) 공장을 운영하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은 셈이다.
반면 광주·곡성·평택 공장은 설비 고도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블스타 입장에선 큰 효용가치가 없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사태에 이어 최근 GM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해외자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것 같다"며 "향후 금호타이어 노사 교섭 및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에서 이런 우려를 얼마나 해소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측과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인수하게 되면 금호타이어 유동성 개선은 물론 사업 시너지, 중국 사업 부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용 보장 기간인 3년 뒤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후 이익을 남기고 매각하는 전형적 '먹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히 남아있다.
◇ 6천463억원 금호타이어 운영자금으로…2천억원 신규대출도
우선 자금난 측면에서 더블스타는 분명히 금호타이어의 '구세주'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총 채무는 2조4천억원에 이르고, 당장 2일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 270억원을 해결할 여력조차 없는 상태다.
하지만 노조가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더블스타 매각에 동의하면, 조만간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를 통해 45%의 지분을 주당 5천원에 사들인다.
이 지분 매각 대금 6천463억원은 고스란히 금호타이어로 유입돼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지난해 3월 채권단이 같은 더블스타에 자신들의 지분을 9천549억원에 파는 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된 적이 있는데,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매각 대상은 같더라도 두 거래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처럼 채권단 주식을 더블스타가 가져가면 매각 대금이 모두 채권단으로 흘러들어 가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더블스타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는 대금이 금호타이어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 뿐 아니라 앞서 채권단이 약속한 대로라면, 더블스타로의 매각과 동시에 채권단도 이에 맞춰 2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수혈해주고, 기존 채무의 금리도 낮추며 만기를 연장해준다.
금호타이어로서는 유동성 측면에서 확실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주력 제품 달라 시너지…'2025년 세계 5위' 기대까지
사업상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다는 게 금호타이어 사측과 채권단의 주장이다.
2016년 매출액 기준으로 더블스타는 세계 타이어 업계에서 23위권(점유율 0.7%) 업체로, 14위 금호타이어(1.6%)와 큰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인수되면,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과 생산 능력·기술 공유 등을 통해 곧 세계 10위권(연 더블스타 2천200만본, 금호타이어 5천400만본 생산)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더블스타는 '2025년 글로벌 5위' 목표까지 언급할 정도다.
강점을 가진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중복 투자 우려도 많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주로 PCR(승용차용 타이어) 부문에, 더블스타는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부문에 주력하는 업체다.
가격대와 품질 측면에서도 금호타이어가 중상급(mid-high) 제품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더블스타의 경우 중하급(mid-low) 제품이 강하다.
중국 현지 업체와 손을 잡는 만큼, 사실상 금호타이어 위기의 '발화 지점'인 중국 사업 정상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만 따지면, 더블스타는 5위(2016년 매출 기준 점유율 5.6%) 업체다.
특히 TBR 판매량은 '톱(상위)3' 안에 들 정도로 막강하다.
더구나 더블스타의 중국 내 판매 영업망(약 4천500개)을 즉시 활용할 수도 있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이 더블스타 계열로 편입된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의 유동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 쌍용차 버린 상하이차 '트라우마'…기술이전·인력 구조조정 후 공장 폐쇄 우려도
하지만 막판까지 노조가 해외 매각에 반대한 사실에서 짐작하듯, 금호타이어 입장에서 더블스타에 인수되는 게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기술력을 키운 더블스타가 수년 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충분히 회수하고 국내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당시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인수 후 1년 반 만에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고 4년간 거의 국내 투자를 하지 않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완전히 다 팔 때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투자 조건을 달리 말하면, 5년 뒤에는 더블스타가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있는 한 더블스타가 국내 타이어 공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더블스타가 중국 공장만 키우고 노조가 강한 국내 공장에서는 추가 투자 없이 구조조정만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칭다오(靑島)와 시안(西安)에 공장을 둔 더블스타는 중국 정부의 공장 건립 제한 정책에 막혀 신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중국에서 난징(南京)·톈진(天津)·창춘(長春) 공장을 운영하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은 셈이다.
반면 광주·곡성·평택 공장은 설비 고도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블스타 입장에선 큰 효용가치가 없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사태에 이어 최근 GM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해외자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것 같다"며 "향후 금호타이어 노사 교섭 및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에서 이런 우려를 얼마나 해소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