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삼성전기삼성SDI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SDI(2.11%), 삼성전기(2.61%), 삼성화재(1.37%)가 보유하고 있는 1조6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 6.1% 매각 가능성이 보도됐다"며 "3개 계열사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삼성전기, 삼성SDI는 매각 차익과 배당여력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현재 주가(지난달 30일 종가 14만원)기준으로 산정한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매각차익은 각각 6831억원(시가총액의 8.7%), 3334억원(시가총액의 2.5%)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따라서 삼성물산 지분 해소 시 삼성전기의 수혜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화재는 지분의 취득가격이 현재 주가 보다 높기 때문에 매각 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규모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윤 연구원은 점쳤다.

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전자 지분은 9.67%에서 10.43%로 높아져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10%를 초과하는 지분의 매각이 필요하다"며 "당초 최소한의 지분(0.43%)만 매각할 전망이었지만 김기식 금감원장 내정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삼성생명이 소수지분 매각보다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감독당국에 제시할 가능성이 높고, 가시화 시 연내 삼성생명의 대규모 매각이익 외에 배당금 증가가 기대된다"며 "보유지분 중 10분의 1 매각만 가정해도 매각차익이 1조4000억원에 달해 순이익 및 당해 배당 기여도가 상당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