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자치경찰제는 함께 검토해야"…지방분권위와 시각차
검찰 "자치경찰제, 의견 낼 것…수사권조정 전제조건 아냐"
검찰이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논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이뤄져야 하며 내부 검토를 거쳐 제도의 바람직한 운영 방향에 관한 의견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이날 수사권 조정의 전제조건으로 자치경찰제 도입을 내건 것처럼 비치는 검찰의 태도에 우려를 표시한 데 대해서는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두 사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2일 자치분권위가 올해 법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5개 시·도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검찰도 실효적 자치경찰제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효성 있게 제도를 운용하기 위한 각계의 여러 의견이 있고 이를 잘 검토해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자치분권위가 자치경찰제 도입을 수사권 조정과 연계하려는 검찰의 태도를 비판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자치분권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수사권 조정 논의과정에서 검찰이 '실효성 있는 자치경찰제' 추진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후 자치경찰제 도입이 정부기관 간 갈등의 고리로 비치고 있어 주관기관 입장에서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자치경찰제 도입이 수사권 조정 논의의 전제조건인 것처럼 주장한 적이 없고, 두 사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1998년 이후 수사권 조정 논의 때마다 두 사안은 함께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을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언급은 자치경찰제와 수사권 조정 문제를 어느 한쪽 먼저 선결할 것은 아니며 형사사법 체계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인 만큼 따로 떼놓지 않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자치경찰제 도입과 수사권 조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것은 현 정부의 공약사항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 "자치경찰제, 의견 낼 것…수사권조정 전제조건 아냐"
이는 자치경찰제 주관기관인 자치분권위원회의 시각과 온도 차가 있다.

검찰은 여러 차례 "자치경찰제 도입이 수사권 조정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자치분권위원회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수사권 조정 문제를 연계시키는 검찰의 태도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자치분권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치경찰 도입을 민주주의 초석인 자치분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정부기관 간 권력배분 관련 갈등문제로 번지게 하는 단초를 제공해 자치경찰 추진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검찰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자치경찰제와 수사권 조정을 일괄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두 사안을 함께 다뤄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8월 법무부·행정안전부·국민권익위원회 공동으로 열린 업무보고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및 자치경찰제 도입 문제를 두고 "내년 개헌 시기 전에는 방안들이 확정돼야 한다.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와 같은 시기에 원샷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