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선수 이후 많은 ‘박세리 키즈’가 등장해 한국 골프를 키운 것처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많은 영웅이 탄생해야 합니다. 다양한 성공사례가 나와야 더 많은 투자와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우아한형제들 대표). 한경DB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우아한형제들 대표). 한경DB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우아한형제들 대표)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럼 출범 기념식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과감한 도전정신이 결여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로 유명한 그는 국내 유명 스타트업 230여개가 참여한 이 사단법인의 초대 의장을 맡았다.

김 의장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영웅들이 나오다 한동안 좌절됐고 기업인에 대해 부정적 이슈만 부각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이 잘 되려면 강남 엄마들이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아이를 스타트업을 시켜서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나 일론 머스크(테슬라 창업자)처럼 돈 많이 벌고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자’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이 잘 되면 단순히 청년 창업정신을 고취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5대 기업을 보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이나 텐센트, 알리바바 등처럼 IT로 출발한 회사가 두세 군데씩 있다”며 “이런 기업이 많이 나오면 경제의 체질이 개선되고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IT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10대 기업에 들어간 회사가 딱 하나(네이버) 밖에 없어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국내 스타트업은 ‘천대’를 받고 있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 기념식을 열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 기념식을 열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김 의장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규제 완화, 생태계 활성화 등 업계 현안에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포럼을 만든 동기는 규제 문제가 가장 컸다”며 “작은 스타트업이 시작도 하기 전 규제에 걸리거나 이익집단의 입김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매일 접했다”고 털어놨다.

포럼 측은 이날 출범 선언문에서 △창업 기업의 성장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 △투자 활성화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합리적 규제 환경 조성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올바른 기업 문화 창출 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모두가 상생하는 합리적 규제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경제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