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철강 세이프가드(수입제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철강 쿼터(할당량) 부과에 이어 EU 수출길까지 막히면 철강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달 26일 유럽으로 수입되는 철강제품의 세이프가드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는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냉연강판, 열연후판, 전기강판 등 총 26개다.

철강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미국의 25% 철강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벗어나는 대신 대미 수출 물량을 30%가량 줄이기로 했다는 내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면제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쿼터 부과로 남아도는 철강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돌려야 하는데 유럽마저 무역장벽을 세우면 수출길이 아예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도 “한국에서 EU로 수출하는 철강이 지난해 기준 330만t으로 전체 수출량(3166만t)의 10%에 달한다”며 “특히 EU 수출량의 대부분(87%)을 차지하는 판재류가 조사 대상인 만큼 수입규제가 강화되면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성수영/박상용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