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6·1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바른미래당이 대선주자를 지낸 안 위원장을 출격시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3당이 당력을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치게 됐다. 여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한바탕 요동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출마선언식을 하고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하지만 야권연대는 없다. 바른미래당은 기득권 양당과 싸우는 정당”이라고 못박았다. 한국당 후보로 내정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서는 “지금 서울에 살지 않는 분이 갑자기 후보로 나오는 건 서울시민에 대한 아주 큰 실례”라고 깎아내렸다. 진정한 야권 후보는 본인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후보가 결정 나면 ‘야권 단일후보’ 프레임으로 한국당을 배제한 채 1 대 1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당은 안 위원장의 출마가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5~7%대에 갇혀 위기에 빠진 당 지지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의 창업주 격인 안 위원장이 지지율 정체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정치적 재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안 위원장은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무소속이던 박원순 시장에게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출마를 양보했다. 이후 두 사람은 당적이 달라지며 다른 정치적 행보를 걸어왔지만 서로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날 안 위원장은 박 시장을 향해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 시장에게) 7년 전 (후보직을) 양보했을 때는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제대로 할 시기를 많이 놓쳤다. 제가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시민단체 출신인 박 시장이 특정 정치성향의 시민단체 지원에 집중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서울시 예산 32조원은 몇몇 단체를 위한 예산이 아닌, 시민을 위한 예산으로 되돌려야 한다. 서울시 주변을 맴도는 예산사냥꾼들이 더 이상 설 곳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장 공약으로 △빅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스마트 도시 △미래인재를 키우는 교육도시 △일자리 넘치는 창업도시 △디지털 행정혁신 △따뜻한 공동체 등을 내걸었다.

민주당 예비주자들은 안 위원장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경쟁 중인 박영선 의원은 안 위원장의 대선 출마 이력을 언급하며 “서울시장 자리는 대통령을 꿈꾸다가 중도에 포기하거나 대선에서 패한 사람들이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도 “서울시는 다음 대선의 교두보로 쓰일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은 안 위원장의 ‘야권 대표주자론’을 일축했다. 공천 실무책임자인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야권 단일화를 위해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16석의 제1야당이 어느 당과 단일화를 하겠냐”고 반박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