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계열인 뚜레쥬르 본사가 가맹점에 계열사 제품을 시중 가격보다 최대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뚜레쥬르는 CJ푸드빌이 2000년부터 운영 중인 국내 2위 베이커리 브랜드다.

4일 본지가 입수한 뚜레쥬르 가맹본부의 거래 명세서에 따르면 뚜레쥬르 본사는 가맹점에 CJ새싹보리를 1050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맹점주가 외부 유통망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가격 495원의 두 배가 넘는다. 외부 구입가가 개당 630원인 CJ헛개수는 935원에, 개당 769원인 CJ맥스봉 소시지는 990원에 납품됐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통상 제품 납품에서 20~30% 마진을 남기는 것을 고려하면 뚜레쥬르의 납품가격은 이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다. 뚜레쥬르 본사는 또 가맹점에 1680원짜리 골드메달 사과 음료를 2442원에, 990원짜리 페리에 탄산수를 1760원에 공급했다.

이들 물품은 필수 구입 품목은 아니지만 가맹계약 당시 뚜레쥬르의 영업사원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초도 물량을 과잉 주문하는 등의 방식으로 밀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에서 뚜레쥬르를 6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모 점주는 “처음 계약할 때 영업사원이 1년간 월 80~100개씩 필요한 물품이라고 설득했다”며 “동네 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본 뒤 이들 제품을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CJ푸드빌 측은 이에 대해 “해당 제품은 강제 구매 품목이 아니라 법적 문제가 없다”며 “개점 후 30일 이내에 판매되지 않은 원·부재료와 냉장 제품 등의 반품을 받아주는 내용의 상생안이 있다”고 말했다. 또 “계약서상 동일 규격 제품을 가맹 본부 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강요를 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뚜레쥬르 점주들의 불만은 높은 폐점률로 이어지고 있다. 뚜레쥬르의 폐점률은 수년째 8%대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경쟁사인 파리바게뜨가 1%대인 것과 대조된다. CJ푸드빌은 최근 뚜레쥬르 외에도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에 원가 대비 최대 6배 높은 가격에 물품을 공급해 논란을 빚었다. CJ푸드빌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