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디저트 코너에서 남성 고객이 초콜릿을 구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디저트 코너에서 남성 고객이 초콜릿을 구매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뜻의 영어 철자 ‘stressed’. 이를 거꾸로 뒤집으면 ‘디저트(desserts)’다. 실제 몸속 스트레스가 쌓이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세로토닌’이 떨어져 단 음식을 찾는다. 줄어든 술자리, 금연 트렌드로 인해 스트레스 풀 곳을 찾던 남성들이 디저트에 눈뜨고 있다. 20~30대 여성 전유물로 통하던 디저트 시장에 30~40대 남성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디저트 부문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4% 늘었다. 2014년 이후 한 자릿수대였던 매출 증가율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 남성 소비자의 디저트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7.8% 증가했다. 반면 여성 소비자의 매출 증가율은 9.7%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디저트 부문의 남성 소비자 매출 증가율(25.2%)이 여성 소비자(21.9%)를 앞질렀다. 롯데백화점 디저트 부문의 남성 소비자 매출 증가율은 20%로, 전체 매출 증가율(12.5%)을 크게 앞섰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남성 소비자 증가로 디저트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판단해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저트 매장을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애플파이전문점 ‘라플’, 메이플 버터쿠키 브랜드 ‘더메이플마니아’ 등을 곧 들여올 예정이다.

스트레스 해소용 디저트가 주목받으며 국내 젤리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젤리 시장 규모는 2014년 692억원에서 지난해 1846억원으로 266% 증가했다.

제과업계는 각종 신제품을 내놓으며 젤리 제품군을 늘려 가고 있다. 오리온은 올 1분기 젤리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마이구미, 젤리데이 등 젤리 제품군으로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도 지난달 ‘젤리셔스 스마일리 젤리’ ‘젤리셔스 테트리스 젤리’ 등 신제품을 내놨고,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요맘때와 참붕어싸만코를 젤리로 재탄생시킨 제품을 선보였다.

유업계와 홍삼업계도 가세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야쿠르트 구미젤리’에 이어 지난달 유산균을 함유한 ‘그랜드젤리’를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과일젤리 디저트 ‘데르뜨’ 3종을, KGC인삼공사는 젤리스틱 형태의 ‘화애락 이너제틱’을 내놨다. 차태웅 KGC인삼공사 팀장은 “젤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간식처럼 먹기 쉬운 형태”라며 “특히 맛과 향에 민감한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해 젤리 형태 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김보라/이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