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치매와 난치암 치료 등 31개 연구 주제를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선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매년 세 차례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한진희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왼쪽)팀이 이끄는 ‘기억 자리 재배치 현상의 메커니즘과 역할 규명’ 등 10개 과제가 선정됐다. 한 교수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똑같은 경험을 해도 기억이 저장되는 뇌의 위치가 서로 다른 현상을 증명했다. 노화나 사고 등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재 기술 분야에는 장수한 울산대 아산병원 교수팀의 ‘맞춤형 항암 치료항체 개발’ 과제 등 10건이 포함됐다. 장 교수는 일부 난치암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자가 항체를 생산해 암을 극복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 같은 자가항체를 활용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ICT 분야에선 ‘환자맞춤형 보행 및 수술 시뮬레이션’(이제희 서울대 교수) 등 11개 과제가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에는 앞으로 5년간 총 501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시작한 이후 이번 과제를 포함해 총 5230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미래기술육성사업 외에도 매년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발굴해 지원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지정테마는 산업계와 학계 추천을 통해 ‘차세대 통신과 융복합 기술’, ‘차세대 센서 소재와 소자’ 등 2개 분야로 정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